
(유교신문) 신지호 기자 = 소설 『친구』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시그리드 누네즈의 데뷔작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복복서가)이 출간됐다.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를 허무는 사유와 간결한 문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아온 누네즈 문학의 뿌리이자 기원이 되는 자전적 작품이다.
신간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은 중국계 파나마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화자 ‘나’의 유년기와 성장 과정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에서 유래한 부모의 침묵과 폭력, 그리고 빈민가 임대아파트 단지라는 답답한 환경 속에서 한 여성이 자의식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현실의 도피처가 되어준 ‘발레’라는 예술, 그리고 이민자 남성과의 서툰 사랑을 통해 상처를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구원하는 여정을 압도적인 진실성으로 완성해 냈다.
책은 출간 직후 미국 문단에 큰 충격을 주며 독보적인 미학을 인정받았다.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수전 최는 “미국 문학사에 몇 안 되는 실로 위대한 데뷔작”이라며 “토니 모리슨의 『가장 파란 눈』, 필립 로스의 『굿바이, 콜럼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품이자 누네즈 후기 대표작들의 든든한 토대”라고 극찬했다. 국내 소설가 김화진 역시 “자신을 묶어온 뿌리 사이에서 나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게 만드는 신의 숨결 같은 소설”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소설은 독립된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미학적 완성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를 취한다. 아버지 ‘장’과 어머니 ‘크리스타’에 대한 내밀한 기록인 1·2부를 지나, 답답한 일상에서 발레를 통해 존엄을 되찾던 소녀 시절을 다룬 3부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 그리고 이민자 남성과의 사랑을 통해 가족 트라우마를 성찰하는 4부 ‘이민자의 사랑’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와 가차 없이 툭툭 던지는 담담한 필치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책을 펴낸 도서출판 복복서가 편집부는 “이 책은 나를 만든 가족이라는 세계와 그 상처의 근원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이토록 내밀하고 지적인 탐구”라며 “누네즈 특유의 서늘한 섬광 같은 사유와 문학적 정수를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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