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수험생의 하루는 촘촘해진다. 국어와 수학의 약점을 메우고 탐구 개념을 정리하는 사이, 논술 준비는 뒤로 밀리기 쉽다. 그러나 수능 전에 인문논술을 치르는 대학에 지원했다면 지금부터는 두 시험의 시간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원서를 냈다는 안도감이 답안 작성의 준비를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2027학년도 일반 서술형 인문논술의 수능 전 일정은 2026년 10월에 집중돼 있다. 성신여대와 홍익대 서울캠퍼스가 10월 4일, 연세대 서울캠퍼스가 10일, 가톨릭대와 중앙대 창의형이 11일, 연세대 미래캠퍼스가 16일, 단국대 죽전캠퍼스가 18일에 시험을 치른다. 약술형 논술과는 구분한 일정이다. 같은 날 시험이 있는 대학은 모집단위별 입실 시각과 이동 시간까지 확인해야 한다.
올해 신설된 중앙대 창의형은 2027년 국내 고교 졸업 예정자 등이 대상이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성신여대처럼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도 있으므로, 논술을 잘 쓴 뒤에도 수능 준비를 이어가야 한다. 수시 합격자는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준비의 출발점은 지원 대학의 최근 기출문제와 올해 모의논술이다. 대학이 공개한 출제 의도, 채점 기준, 예시 답안을 함께 읽어야 한다. 신설된 중앙대 창의형은 올해 공개된 모의논술을 우선 살피는 것이 좋다. 여기서 확인할 것은 주제의 이름보다 요구하는 사고의 방식이다. 제시문을 요약하는가, 관점을 비교하는가, 특정 기준으로 주장을 평가하는가. 같은 제시문을 읽더라도 논제가 달라지면 답안의 구조와 필요한 근거도 달라진다.
가령 ‘두 제시문을 비교하라’는 문제에서 각 글의 내용을 차례로 정리하는 데 그치면 비교 기준이 드러나지 않는다. 두 글이 무엇을 공통으로 다루는지 밝히고, 인간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디서 갈리는지 같은 기준 위에서 설명해야 한다. ‘제시문 (가)의 관점에서 (나)를 평가하라’면 (가)의 판단 기준을 먼저 세운 뒤 (나)의 주장에 적용해야 한다. 논제의 동사를 표시하고, 사용할 제시문과 수행할 작업을 나누는 습관이 필요하다.
대학별 차이도 준비에 반영해야 한다. 연세대 서울캠퍼스는 영어 제시문이나 수리·통계자료가 포함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지원 대학의 유형에 따라 글의 논리를 읽는 연습과 자료를 해석하는 연습을 배분해야 한다. 표와 그래프를 만났다면 수치의 크기만 옮기지 말고, 변화의 방향과 집단 간 차이가 제시문의 주장을 어떻게 뒷받침하는지 설명해보자. 익숙한 배경지식도 제시문과 연결되는 근거가 있을 때 활용해야 한다.
남은 기간에는 주간 시간표에 논술 시간을 고정하는 편이 좋다. 수능최저 충족에 필요한 과목의 공부 시간을 먼저 확보한 뒤 논술 연습을 배치하면 불안에 따라 계획이 흔들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 1회는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한 회분을 끝까지 쓰고, 별도의 시간에 첨삭 내용을 반영해 다시 쓴다. 짧은 평일 공부에서는 제시문별 핵심 주장 한 문장 정리와 답안 개요 작성에 집중할 수 있다. 실전 연습 때는 읽기, 개요, 쓰기, 검토에 걸린 시간을 기록해 어느 단계에서 지체되는지도 찾아야 한다.
첨삭의 효과는 재작성에서 완성된다. ‘근거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면 어느 제시문의 어떤 내용을 보충할지, ‘비교 미흡’이라면 어떤 기준으로 문단을 다시 묶을지 결정해야 한다. 수정한 답안을 처음 쓴 글과 나란히 놓고 달라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다음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마지막에는 요구사항 누락, 분량, 문장 간 연결을 스스로 점검하자. 시험 직전에는 반복했던 오류와 대학의 답안 작성 유의사항을 확인하자. 수능 전 인문논술의 준비는 이렇게 한 편의 답안을 정확하게 완성하는 경험을 쌓는 과정이다.
글쓴이=김종두 바른에듀케이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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