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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에 사는 규은이와 종범이의 향교 이야기① [추석특집-기획대담]

사람의 기억에서 역사를 찾다…하남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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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사람들의 기억과 입을 통해 전해져 온 하남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 속에서 하남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다시 찾아보는 대담의 자리가 마련됐다.

 

‘하남시에 사는 규은이와 종범이의 향교 이야기’는 하남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어떻게 전승되고 지켜져 왔는지, 또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의 생생한 기억과 이야기를 통해 되짚어보는 연재 대담이다.

 

하남의 문화유산을 단순히 과거의 유산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오늘의 삶 속에서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지 함께 고민한다. 이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되찾고 하남이 지닌 역사·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또한 하남의 사회·경제·문화 속에 녹아 있는 전통문화유산과 산업문화유산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재해석함으로써 원도심과 신도심을 잇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지역공동체의 가능성도 함께 모색한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향교’에서 시작한다.

 

유현근 광주향교 감사이자 하남시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연합회장이 좌장을 맡고, 이규은 전 하남농협 수석이사이자 하남유도회 회장과 이종범 하남유도회 회원이자 전 하남농협 상무가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이 살아온 세월 속에는 기록만으로는 모두 담아낼 수 없는 하남의 모습이 남아 있다. 그 기억을 하나씩 꺼내 오늘의 하남과 연결해 본다.

 

 

[대담] 이규은·이종범 “향교가 시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야”

 

사람이 기억하는 지역의 역사는 문서와 연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논두렁과 밭두렁에서 함께 일하고, 막걸리 한잔을 나누던 주민들의 기억 속에는 기록에 담기지 않은 공동체의 온기가 남아 있다.

 

‘규은이와 종범이’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이번 대담은 향교와 하남의 역사를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로 풀기보다 오랜 이웃의 기억을 통해 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유현근 좌장이 진행한 대담에는 이규은 씨와 하남농협에서 지점장과 상무를 지낸 이종범 씨가 참여했다. 두 사람은 향교가 시민과 가까워지기 위한 방법과 지역 조직 간 협력, 미래세대에 전해야 할 공동체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향교,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 공간 돼야”

 

유현근 좌장은 “향교는 역사적으로 지역의 교육과 인재 양성, 전통과 정신문화의 중심 역할을 담당했다”며 “시대가 달라진 만큼 오늘날 시민에게 어떤 공간이 돼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질문했다.

 

이규은 씨는 향교가 보존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교가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 역사와 전통, 현대가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교의 활동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소통하면서 시민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범 씨는 향교의 전통적 가치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전통교육기관이었던 향교는 오늘날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가치를 결합해 지역사회에서 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통문화와 인성교육, 지역문화유산 보존과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동체 공간으로 활용하고 현대사회에 필요한 도덕적·윤리적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역할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논두렁에서 나눈 막걸리 한잔…두 사람이 기억한 공동체

 

두 사람의 이야기는 향교와 농협이 주민들의 삶 가까이에 있던 과거로 이어졌다.

 

이규은 씨는 향교와 농협의 성격과 역할은 서로 다르지만 지역의 정서와 공동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시절에도 주민들이 논두렁과 밭두렁에 둘러앉아 막걸리 한잔을 나누며 가족 같은 정을 느꼈다”며 “그런 따뜻한 공동체의 정서가 단절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래세대와 공동체의 기억을 나누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씨는 “과거의 정서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세대와 함께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범 씨는 논농사가 중심이었던 옛 하남에서 농협과 주민들이 벼 베기와 추곡수매, 농약 공동방제 등을 함께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상부상조의 이념으로 출발한 지역농협은 상호금융뿐 아니라 경제사업과 지도사업을 통해 농민들에게 힘이 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이 끝나면 주민과 농협 직원들이 한자리에 앉아 식사하고 막걸리도 나누며 허물없이 어울렸다”며 “지금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이 기억한 공동체의 중심에는 거창한 시설이나 제도가 없었다. 함께 나눈 일손과 식사, 막걸리 한잔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었다.

 

◇“지역 조직의 강점 연결해 시민이 체감할 사업 만들어야”

 

대담은 향교와 지역농협, 하남문화원, 하남상록회, 하남유도회 등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해 온 조직들의 협력 방안으로 이어졌다.

 

유현근 좌장은 “각 조직이 하남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기록해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에 힘을 모을 수 있다”며 “교육과 문화, 나눔 사업을 통해 원도심과 신도심, 어르신과 젊은 세대를 연결하는 역할도 가능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규은 씨는 지역의 여러 조직이 세대 간 공감대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어려운 시절에도 서로 돕고 정을 나누며 살아왔던 것처럼 앞으로는 그 정신을 미래세대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세대가 달라도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활동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범 씨는 향교와 농협이 가진 자원을 연결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향교에는 역사문화유산과 인문·전통문화 콘텐츠가 있고, 지역농협에는 금융과 유통, 생산자 네트워크가 있다”며 “각 조직의 강점을 연결하면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교의 제례문화와 전통 절기행사를 농협의 지역 농산물과 연계해 제수용품이나 절기음식 상품을 기획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향교의 예절·인성교육을 농협 교육사업과 연계하는 방법도 내놨다.

 

이씨는 향교의 지역 역사·문화 교육과 농협의 영농기술·유통 지원을 결합하거나, 서예·시조·전통차 프로그램을 농협의 조합원 복지망과 연결해 어르신들의 여가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축제에서는 향교가 장소와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농협이 지역 농산물과 먹거리를 지원하는 협력도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서로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보태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공동체 사업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대담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향교와 지역의 여러 조직이 공동체의 기억을 오늘의 시민과 나누고, 이를 미래세대까지 이어가기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제안으로 모였다.


1부를 마치며

 

향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사람으로 이어지고, 사람의 기억은 다시 오늘의 하남으로 돌아왔다.

 

오래된 것을 지킨다는 것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붙잡아 두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오늘에 맞게 되살리고, 다음 세대가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보존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떠올린 ‘논두렁과 밭두렁에서 나누던 막걸리 한잔’은 단순한 옛 추억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그 한잔에는 함께 일하고, 서로 돕고, 이웃의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당시 하남의 공동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규은이와 종범이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두 사람의 기억 속에는 아직 꺼내놓지 않은 하남의 사람과 마을, 그리고 세월의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그 기억을 조금 더 깊숙이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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