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창업을 권하는 정부는 공공조달을 새로운 판로로 제시한다. 첫 거래처를 찾기 어려운 기업에 공공기관의 계약은 사업을 이어갈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청년 창업기업이 입찰 공고를 읽다가 마주하는 질문은 아이디어가 얼마나 좋은지가 아니다.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생산’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다.
직접생산확인제도에는 이유가 있다. 다른 회사가 만든 제품을 사서 납품하는 업체를 걸러내고, 실제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계약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청년 창업기업도 그 취지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문제는 직접생산 능력을 확인하는 방식이 새로 생긴 기업의 일하는 방식까지 제대로 담아내느냐다.
창업 초기의 청년 기업은 적은 인원으로 시작한다. 기획과 개발의 핵심을 맡으면서 다른 분야는 협업하기도 한다. 정보기술, 디자인, 콘텐츠가 결합된 용역이라면 업무를 칼로 자르듯 품목별로 나누기도 쉽지 않다. 이 기업에 필요한 질문은 사무실에 모든 인력과 장비를 갖췄느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계약에서 맡은 핵심 업무를 스스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물론 모든 공공조달 입찰에 직접생산확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품목마다 기준이 다르고, 일부 서비스는 현장 실태조사를 생략할 수 있다. 소상공인과 소기업은 창업 후 첫 신청 때 수수료도 면제받는다. 제도를 ‘청년에게 무조건 비용을 물리는 장벽’으로만 설명하면 정작 고쳐야 할 지점을 놓친다.
청년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에는 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류를 준비하고, 입찰 공고가 요구하는 품목을 확인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뒤 다시 신청하는 데에도 사람과 시간이 든다. 직접생산확인증명서의 유효기간은 2년이다. 전담 인력이 없는 작은 기업에서는 대표가 이 절차를 맡는 동안 제품을 다듬고 고객을 만날 시간이 줄어든다.
융·복합 용역의 품목 분류도 점검해야 한다. 한 기업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을 공고에서 여러 품목으로 나눠 요구한다면, 입찰 참여에 필요한 증명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 부담은 공고마다 다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확인 절차를 통째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고의 품목 분류와 증명 요구가 계약의 실제 업무에 맞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청년 창업기업을 돕겠다면 지원사업을 발표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처음 공공시장에 들어오려는 기업이 어디에서 시간을 잃는지, 같은 능력을 반복해서 증명하고 있지는 않은지 입찰 공고와 신청 절차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부실 납품을 막는 기준은 지키되, 실력 있는 청년 기업이 서류 앞에서 기회를 잃지 않도록 만드는 것. 공공조달의 문은 그때 비로소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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