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민에게 1인당 20만원씩 지급하려던 민생회복지원금이 군의회 문턱에서 멈췄다. 횡성군의회는 지난 22일 관련 예산 93억38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삭감액을 되살리려는 수정동의안도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장신상 횡성군수는 "지원금이 가계 부담을 덜고 지역 소비를 늘려 골목상권에 활력을 주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예산이 삭감된 뒤에도 의회의 지적을 보완해 연내 지급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군민의 살림을 챙기겠다는 약속을 접지 않겠다는 뜻이다.
의회가 제기한 문제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 현재 경제상황이 조례에서 정한 지급 요건에 해당하는지, 재정안정화기금을 사용해도 향후 재정 운용에 무리가 없는지, 지원금이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질지는 검증할 문제다. 93억원이 넘는 예산인 만큼 군도 지급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그럼에도 횡성군의회는 왜 전액 삭감이어야 했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군이 제출한 자료가 부족했다면 무엇이 빠졌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보완을 요구했어야 한다. 지급 규모나 방식을 조정할 여지도 검토할 수 있었다. 예산을 모두 삭감한 뒤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말만 남겨서는 지원을 기다리는 군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지원금은 지급 시기도 중요하다. 가계의 지출과 가게의 매출은 의회의 다음 심사를 기다리며 멈춰 있지 않는다. 군이 연내 지급을 추진한다면 의회도 그 일정에 맞춰 판단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
장 군수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는 없다. 같은 이유로 군수의 공약이라는 사실이 삭감의 기준이 돼서도 안 된다. 의회의 견제는 군민에게 더 나은 정책을 돌려줄 때 설득력을 얻는다. 누구의 제안인지를 따지는 정치가 군민의 살림보다 앞서서는 곤란하다.
장 군수는 의회가 요구한 근거를 보완해 지원안을 다시 제안해야 한다. 횡성군의회는 필요한 자료와 재심의 시한을 밝히고, 수정안이 타당하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여전히 어렵다면 군민이 납득할 이유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민생은 시간이다. 절박한 삶 앞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은 무책임한 정치다. 횡성군의회는 장 군수의 재추진 요청에 '당리당략을 떠나 군민의 삶을 기준'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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