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유교신문) 강갑희 기자 = 나예희 사진작가가 모래와 물, 빛의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의 흔적을 표현한 개인전을 연다. ‘무의식의 궤적(Traces of the Unconscious)’은 10월 2일부터 15일까지 부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출발점은 작가가 모두 통제할 수 없는 물질의 변화다. 나 작가는 모래와 물을 화면에 배치하고 빛을 받으며 달라지는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했다. 모래알이 흩어지고 물이 흐르며 생기는 얼룩과 기포, 그 위에 겹치는 빛과 그림자가 작품을 이룬다.
작가는 이러한 우연한 흔적을 무의식과 연결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을 직접 묘사하기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물질의 움직임을 통해 내면의 상태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작품의 특징은 원형 화면이다. 나 작가는 사각형의 사진 틀 대신 원을 선택해 독립된 공간을 만들고, 이를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리적 창으로 삼았다. 원 안에 모인 물질과 빛의 흔적은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는 단서가 된다.
색채는 작품의 의미를 구분하는 또 다른 장치다. ‘레드(Red)’는 붉은 유체와 거품으로 원초적인 감정과 충동을 표현한다. ‘그린(Green)’은 세포를 연상시키는 구조와 가라앉은 색을 통해 생명과 쌓여가는 시간을 다룬다. ‘어스 골드(Earth Gold)’는 격렬한 움직임이 가라앉은 뒤의 균형과 회복을 의미한다.
나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보이지 않는 정신의 방, 뇌를 시각화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사진을 통해 물질이 만들어낸 흔적을 기록하고, 그 흔적에서 정신의 상태를 상상하도록 하는 시도다.
전시는 작가의 내면을 표현하는 동시에 관람객의 해석을 열어둔다. 같은 원형 화면을 보더라도 각자의 기억과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감정과 의미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하며, 10월 3일 오후 2시에는 오프닝 리셉션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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