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신문) 김정기 기자 = 강 위에 배를 띄우고 시를 나누던 선비들의 풍류와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 가을을 즐기던 풍속을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가을의 풍류와 축제’를 주제로 인문 감성 웹진 ‘담談’ 통권 152호를 발행했다.
이번 10월호는 하회선유줄불놀이와 중양절 등고회에 담긴 옛사람들의 생활문화를 소개한다. 주민들이 함께 지켜온 전통과 탈놀이의 대동 정신이 오늘날 지역축제로 이어지는 과정도 다룬다.
◇배 위에서 시를 나누던 선비들의 풍류
하회의 선유는 강물 위에 배를 띄우고 자연을 바라보며 술과 시를 나누던 문화다. 줄불과 달걀불, 낙화는 이러한 뱃놀이에 흥취를 더했다.
이수진 작가의 ‘불의 꽃이 떨어지는 계절’은 소동파의 ‘적벽부’와 하회의 선유를 연결한다. 1562년 음력 7월 기망에 류중영이 선유를 즐기며 아들 류성룡에게 시를 짓게 했다는 기록을 소개한다. 기망은 음력 보름 다음 날인 16일이다.
이 기록은 하회의 선유가 경치를 감상하는 유람이면서, 시를 짓고 나누는 문학 활동의 자리였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강 위를 밝히는 줄불놀이의 배경에 선비들의 풍류와 지역의 생활문화가 함께 놓여 있는 셈이다.
이진교 국립경국대학교 교수는 ‘강물 위에 되살아난 불꽃, 하회선유줄불놀이’에서 이 전통이 이어져 온 과정을 살핀다.
선유줄불놀이는 많은 인력과 비용이 필요해 전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회 주민과 연구자, 지역 학교 등이 참여하면서 명맥을 이어왔다. 글은 불꽃의 장관과 함께 이를 준비하고 재현하는 주민들의 기술과 기억을 전승의 핵심으로 짚는다.
◇중양절 등고회, 계절을 함께 누리던 모임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는 높은 곳에 올라 가을 풍경을 즐기는 등고 풍속이 있었다. 국화주를 마시고 수유 주머니를 지니는 풍속도 함께 전해졌다.
이문영 작가의 ‘영괴들의 등고회’는 등장인물 백이와 목금이 영괴들을 따라 등고회에 참여하는 이야기로 중양절 풍속을 풀어낸다.
이번 호가 함께 소개한 ‘매원일기’와 ‘죽소부군일기’의 이야기 소재에는 가족이나 벗과 등고회를 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옛사람들이 절기를 맞아 가까운 이들과 모이고 계절의 변화를 함께 누렸던 생활의 한 장면이다.
서은경 작가의 웹툰 ‘독선생전’ 29화 ‘기러기와 달걀불’은 혼례를 치른 집안의 이야기를 통해 전통 혼례 풍속과 가을밤의 정취를 전한다.
◇탈놀이의 대동 정신,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김주호 한국정신문화재단 관광사업팀장은 ‘대동과 화합의 장으로 만들어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담긴 공동체 정신을 소개한다.
글은 이러한 정신이 현대 축제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핀다. 1997년 시작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탈춤 공연과 퍼레이드, 탈놀이경연대회, 대동난장 등을 통해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는 자리를 마련해 왔다. 올해 축제는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선비들이 배 위에서 시를 나누고, 벗들이 중양절에 함께 높은 곳에 오르며, 주민들이 탈놀이에 어울리는 모습은 이번 호를 관통하는 주제다. 전통문화가 사람들의 만남과 참여 속에서 이어져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호에는 ‘전통 생활문화 집대성 및 콘텐츠 개발’ 사업을 소개하는 문답도 실렸다. 여러 분야의 연구 성과를 100권의 ‘전통생활사총서’로 엮고, 신문 칼럼과 짧은 영상, 검색사이트,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등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다룬다.
웹진 ‘담談’ 10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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