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신문) 김정기 기자 = 출산에 따른 국민연금 혜택이 남성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한 부모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출산크레딧’ 수혜자 가운데 여성은 3.2%에 그쳤다. 출산과 양육으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여성의 노후를 제도가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아 10월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누계 기준 출산크레딧 수혜자는 1만2052명이다. 남성이 1만1667명으로 96.8%를 차지했고, 여성은 385명으로 3.2%에 머물렀다.
출산크레딧은 출산한 부모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일정 기간을 더해 주는 제도다. 추가로 인정받는 기간은 연금을 받을 자격을 갖추거나 연금액을 늘리는 데 쓰인다. 출산 시점에 바로 반영하지 않고, 나중에 노령연금을 청구할 때 가입기간에 더하는 방식이다.
여성 수혜자가 적은 현상은 제도 시행 초기부터 이어졌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여성 수혜자는 한 명도 없었다. 2014년 여성 2명이 처음 수혜자로 집계된 이후에도 여성 비중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부부가 출산크레딧을 한 사람에게 모두 배분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도 대부분 남성이 받았다. 합의서 등록을 전산화한 2021년 이후 3506건 가운데 남성에게 배분한 사례는 3385건으로 96.5%였다. 여성에게 배분한 사례는 121건으로 3.5%였다.
소 의원은 이러한 선택에 부부의 연금 가입기간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10년의 가입기간이 필요하다. 이미 이 기간을 채운 남편에게 출산크레딧을 더하면 연금액을 늘릴 수 있지만, 가입기간이 짧은 아내는 출산크레딧을 받아도 10년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구 차원에서는 남편의 연금을 늘리는 선택이 유리할 수 있다. 이 경우 출산과 경력단절을 겪은 아내가 자신의 이름으로 연금을 받을 권리를 확보하는 과제는 남는다.
정작 출산한 여성 가운데 가입기간이 부족해 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국민연금공단은 소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출산 경험이 있으나 최소 가입기간인 120개월을 채우지 못해 반환일시금을 받은 여성의 현황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환일시금은 연금 수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등에 낸 보험료와 이자를 한꺼번에 돌려받는 돈이다.
공단은 “반환일시금을 청구할 때 본인에게 출산크레딧 대상인지 확인하고 있다”며 “추가 가입기간을 인정받아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연금으로 수급하도록 적극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산할 때부터 추가 가입기간을 미리 인정하는 방식의 효과도 분석되지 않았다. 공단은 “출산크레딧을 사전 지원했을 경우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추정 인원 등에 관한 분석 자료는 없다”고 답했다.
공단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가족관계등록 전산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가입 중 자녀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산 시점에 출산크레딧을 인정하더라도 부부 중 누구에게 얼마나 배분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성 수혜자 비율이 낮은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성별 가입기간과 연금 수급 연령, 부부간 배분 선택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가입기간 부족으로 연금을 받지 못하는 여성의 규모를 파악하는 일은 출산크레딧이 필요한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점검하는 출발점이다.
소병훈 의원은 “출산의 고통과 경력단절 부담을 직접 겪은 여성들이 정작 노후 연금 보장에서는 배제되고 있다”며 출산 시점에 추가 가입기간을 바로 인정하는 방식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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