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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특집 - 문묘제례(文廟祭禮)의 교육적 의미 탐색

박선덕 / 울산향교·울산병영초등학교 교사

 

제사는 그 자체로 좋은 마음인 인간의 도리를 종순(從順)’하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하였고, 그 마음으로 다시금 자신의 언행을 되돌아보게 하는 교육적 기능을 가졌기에 지금도 우리에게 제사는 전통문화로 남아 있다.

그리고 문묘제례가 지배층의 피지배층에 대한 인독트리네이션이었다는 말은 문묘제례 그 자체에서는 성립할 수 없다. 왜냐하면 문묘제례의 본질은 성현에 대한 공경심에 있었고, 그 공경심은 부지불식간에 형성된 마음이자 자신의 마음을 이끄는 속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묘제례에서 익힌 예()는 성인의 가르침을 기준으로 일상의 예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자기반성의 기제라는 점에서 경전의 이해를 전제로 한다. 그래서 문묘제례는 경전의 이해와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아니라 분리불가능한 관계라는 것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제례의 의미는 무엇인가?

 

제사란 자신의 시초를 되돌아봄으로써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천지만물에 보답하고자 하는 공경심, 보본반시(報本反始)’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 공경심을 통해 자연의 순리처럼 인간의 도리를 따르는 종순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국가적 차원에서 봉행되었던 다양한 제사는 조선인들의 마음을 천지만물에 대한 공경심을 가지게 하는 사회적 풍토를 마련하였고, 가정에서 올리는 제사는 부모에게 효()하고 밖에서는 제()하도록 하는 마음, 종순하는 마음을 체화시켰던 것이다.

그리고 국가제례 중 중사(中祀)에 속하는 문묘제례는 학교에서 치러짐으로써 인간의 도리를 알려 준 성현에 대해 공경심을 가지게 하였던 것이다.

 

문묘제례의 어떤 절차를 거쳐 시행되는가?

 

성현에 대한 공경심은 실제 봉행되고 있는 울산향교의 문묘제례 시행과정에서 그 실체를 찾을 수 있다. 울산향교의 문묘제례 시행과정은 500년 전 세종오례의 규정과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 이는 예()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즉 성인의 마음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인 것이다. 그리고 문묘제례의 전 과정이 예로 일관되고 있었고, 그 예가 일용지사의 예로 이어짐으로 해서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문묘제례가 제관들이 각자 소임을 행하는 가운데 실행됨에도 불구하고 부지불식간에 모두가 엄숙하고 경건하게 되는 것은 제관들의 공경심이 실체화됨과 동시에 문묘제례가 제관들의 마음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문묘제례가 이끄는 힘이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문묘제례에 참례한 제관들의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제관들의 마음 안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외부의 강요나 주입된 마음, 즉 인독트리네이션이 아니라 자신의 속마음을 따른 종순, 즉 교화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문묘제례가 가지는 교육적 의미는 무엇인가?

 

문묘제례가 부지불식간에 형성시킨 공경심이 유림들의 마음을 이끄는 교육적 기제였다는 점은 울산향교의 중수기문에 남겨진 모성지심(慕聖之心)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모성지심은 성인을 사모하는 마음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데 중수기문은 어김없이 모성지심으로 중수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형성된 심정적인 그리움과는 달리 학교의 정기적인 의례로써 학생의 마음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교육적인 그리움인 것이다. 그래서 그 모성지심은 그들의 일상으로 이어져 일용지사의 예로 자신을 수신(修身)하고 그 수신이 연꽃향기처럼 널리 퍼지도록 하여 고을의 미풍양속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성지심이 지닌 힘으로 볼 때 문묘제례는 대성전에서 이뤄지는 제사라고만 할 수 없으며 명륜당에서의 강학활동을 비롯하여 모든 일상에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즉 문묘제례의 정신은 학생의 마음에 스며들어 그들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문묘제례를 지내는 듯 정성을 다하고 경건하게 생활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문묘제례는 학생들이 성인의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교육적 기제로서 경전과 분리불가능한 관계 이상으로 살아있는 경전이다.

조선의 학교는 제향공간인 대성전과 강학공간인 명륜당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대성전과 명륜당을 오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배움의 목적을 가진 스승과 학생이었다. 그래서 그 두 공간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심리적으로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교육 공간이었다.

즉 대성전에서 성현에게 올리는 공경심이 명륜당에서는 스승에 대한 존엄하과 학생에 대한 존귀함으로 이어져 배움과 가르침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교육으로 형성된 마음은 그들이 언제 어디에 있든 성현의 가르침을 삶의 길잡이로 삼는 모성지심으로 짙어졌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모성지심은 그들의 삶 속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선대가 그러했듯이 그들의 모성지심을 후대에게 대물림해 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선인들의 삶의 자리를 물려받아 살아가고 있듯이 지금 우리의 교육은 선인들의 모성지심을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문묘제례가 지금의 학생들에게도 교육적 경험으로 되살려진다면 우리 마음에 내재된 모성지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문묘제례가 의례활동에 한정되어 전통문화 유산으로 전수·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있는 문화가 될 것이다.

 

향교마다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향교의 문묘의례를 사례로 문묘의례의 교육적 의미를 살펴본 연구 결과가 나와 유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글은 20192월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위원회에 제출된 교육학 석사학위 논문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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