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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안 속 임박한 춘기석전 봉행

춘기석전 봉행이 일주일 뒤로 다가왔다. 지난달부터 성균관이 이번 춘기석전을 봉행할 수 있는가는 유림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천자의 예인 팔일무가 선비의 예인 이일무로 추어지는 등 온갖 불미스러운 일로 점철됐던 지난 추기석전의 정신적 외상 컸던 탓이다.

올해 춘기석전 준비도 그리 깔끔하지는 않다. 먼저 석전 봉행을 불과 10여 일 앞두고도 성균관 내 제 단체에 석전 준비현황이 제대로 통보되지 않았다.

석전준비회의도 소수의 관련자들만이 참여하는 소위원회 형태로 진행됐다. 성균관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회의에 익숙한 유림들에게는 낯선 운영방식이고 석전 준비에 소외됐다는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추기석전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일무도 문화재청에서 중재한다는 말만 들려올 뿐 구체적인 진행과정을 아는 이는 극히 적었다. 지난 추기석전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스멀스멀 피어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지난 3월13일 춘기석전 봉행위원회 명단이 공개됐다. 16일에 열리는 봉행위 회의에 본지를 비롯한 성균관 내 제 단체에게 참석해 달라는 통지가 왔다.

봉행부위원장으로 원로유림지도자들이 대거 선정됐다. 일단 반쪽 석전이었던 지난 추기석전에 비해 확실히 나아진 모습이다.

유림 모두의 것인 석전에 성균관 내 제 단체들을 배제하고 성균관 집행부가 배타적으로 준비했던 그래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던 추기석전보다는 일보 진전된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초헌관을 정규상 성균관대 총장이 맡는다는 사실도 수긍할 수 있다. 이전 석전에서도 성균관대 총장이 초헌관을 맡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봉행됐던 헌다례도 정승근 여성유도회 회장이 맡아 예년과 다름없이 올린다.

그럼에도 아직 불안요소가 많이 있다. 먼저 (사)일무보존회가 일무를 담당한다는 사실은 지난 석전에서 이일무가 추어였던 상처를 다시 생각나게 한다.

성균관대도 국립국악원도 아닌 일개 민간단체가 과연 8일무를 격식에 맞게 출 정도의 인력과 역량을 가졌는가가 우려된다. 이들이 지난 추기석전에서 2일무를 춘 단체이기 때문이다.

헌관에 유림지도자가 들어가지 못한 것도 찜찜하다.

춘기석전 헌관은 성균관대 총장을 비롯해 삼헌관이 모두 성균관대 관련 인사들로 구성됐다. 부관장들조차 헌관을 맡지 못했다. 유림의 가장 큰 행사에 유림이 배제된 것 같은 느낌을 피할 수 없다.

재정문제로 그렇게 됐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성균관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성균관이 언제부터 이렇게 외부 헌성금 없이는 석전을 봉행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해졌는지 하는 자괴감을 벗어날 길 없다.

불안과 근심 속에 석전이 코앞에 닥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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