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은 지난해 11월28일 제1차 중앙종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종헌 개정안’과 ‘제규정안(개정 11건, 삭제 4건, 신규제정 3건)’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하지만 당시 상정된 안건들은 위원들에게 사전에 공지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고, 의결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채 다음 중앙종무회의를 조속히 개최해 보완하겠다는 말만으로 흐지부지 넘어갔다.
그런데 성균관 총무처는 회의가 끝난 후 마치 제규정(안)이 모두 통과된 것처럼 ‘성균관 종헌·제규정’이라는 제목의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고, 올해 3월20일 열린 다음 중앙종무회의에서는 ‘종헌개정안’과 ‘향교·학당 복원, 신설에 관한 규정 개정(안)’만 제출했다.
제출되지 않은 ‘제규정(안)’ 중에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규정들이 상당수 있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직원인사규정’은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넘고 있었다.
성균관에서는 그 동안 성균관 총무처장을 성균관 직원으로 명시해 왔고 70세 정년이 지켜져 왔다.
그 때문에 총무처장이 다른 직원들처럼 급여를 받은 것이고 임원에 속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성균관 총무처장이 제출한 개정안은 ‘직원인사규정’이 각 실·부장급 이하 직원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변경돼 있었다. 얼마 뒤 70세가 되는 성균관 총무처장이 직을 그만두지 않기 위해 이렇게 ‘직원인사규정’을 바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혹여 성균관 총무처장이 제출했던 ‘직원인사규정’이 정상적으로 의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일례로 성균관에서는 올해 들어 잦은 인사가 있었다. 성균관 총무처 총무부장을 유교문화사업단장에 임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4월9일과 25일 성균관 총무처와 교육원 직원 임명과 면직이 있었으며, 최근에도 신규 직원을 임명했다.
총무처장이 만들어 제출한 ‘직원인사규정’에 따르면 성균관 직원의 임명과 면직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성균관장이 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인사위원회는 성균관 수석부관장이 당연직 위원장이며, 총무처장과 교육원장, 감사, 사정위원장이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수석부관장과 위원들은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기억이 없다고 말하고 있고, 실제 인사위원회가 개최된 적도 없다. 결국 성균관에서 행한 그 동안의 인사는 모두 불법인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달 각 향교에는 유교문화활성화사업 관련 공문이 발송된 적이 있었다. 이 문서를 보면 사업단장이 총무처장의 결재를 맡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부관장인 사업단장이 하급자인 총무처장의 결재를 맡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성균관 총무처장의 직무 권한은 종헌에서도 총무처에 한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오는 17일 (사)석전대제보존회 총회가 예정돼 있고 이날 총회에는 안건으로 정관개정(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 정관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성균관 총무처장을 당연직 이사로 하는 것이다.
성균관장이 당연직 이사장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성균관 총무처장을 당연직 이사로 하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별도 법인인 (사)석전대제보존회는 성균관장이 당연직 이사장, 총무처장이 이사, 성균관 의례부장이 사무국장을 겸임하는 이상한 구조가 되고 만다.
지금 성균관의 상황은 성균관장이 아니라 성균관 총무처장이 모든 일을 관장하는 기형적 상태가 되어 있다.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수석부관장은 안중에도 없고, 총무처장이 부관장에게 결재까지 하고 있으니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성균관 총무처장은 지난 5월15일 직원들을 향해 성균관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생각을 같이 하고 행동을 같이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입장이 다른 유림들을 외부자라고 표현했다. 도대체 누가 성균관이고 외부자란 말인가.
유림 경력도 없이 총무처장에 임명된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이러니 다시 한 번 성균관 총무처장의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정말 성균관을 해체시켜 버리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되는 지경이다.
성균관 총무처장은 성균관의 ‘직원인사규정’이 제대로 의결된 것이 아니라면 왜 총무처장의 지위와 정년을 왜곡시켰는지 해명을 해야 하고, 제대로 의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인사위원회의 심의 없이 불법으로 인사를 자행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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