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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선거 무효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유교의 가르침은 사람답게 살자는 것이고, 사람다움의 근본은 부끄러움을 아는 데 있다. 그래서 성현들은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고까지 말씀을 하셨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법 이전에 도덕이라고 하는 유교적 이념의 근간이다. 외부의 강제적 규율보다는 내부의 자율적 반성을 우선하는 점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사회, 국가, 세계를 보는 유교적 관점을 관통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지난 행태는 너무나도 반유교적이고 반도덕적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회장 선거는 가장 나쁜 사례이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보다 못하다는 조롱까지 받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제25대 회장 선거는 결국 법원의 판단으로 무효가 됐다. 1심 판결이라 아직 법원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선고의 내용은 더 이상 다툴 여지가 없어 보인다.

지난 322일 치른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제25대 회장 선거는 사실 법원의 판단 이전에 일반 상식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선거였다. 규정의 절차는 철저히 무시됐고 규정 위반을 지적해도 소귀에 경 읽기였다.

선거공고에서부터 선출위원 선임, 선거운동 등 어느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었고, 후보자 공고도 없이 선거를 치른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는 지적은 그대로 묵살되고 말았다.

이렇다 보니 후보들의 학력과 경력, 공약사항 등을 알지도 못한 채 선출위원들은 선거에 임할 수밖에 없었고, 불법 선거가 행해져도 이를 규제할 수 없었다.

지난 선거에서는 심지어 금권 선거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정 후보는 선거 하루 전인 321일 자신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투표로 보여 달라며 선출위원회 위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내용은 선거중지가처분 신청 사건 재판을 이겼고 회장 선출위원회에서 여비를 일괄적으로 5만원씩 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판 내용에 대해 다른 후보들은 어떠한 내용도 알 수 없었고, 여비를 준다는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선출위원회에서는 여비를 준다는 의결을 한 적도 없었다. 재판 자료를 봐도 여비 지급을 누가 결정했고 누가 집행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는 없다.

이 사건의 재판 결과가 나오자 일부 당사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얘기도 가관이다. 항소를 했다가 성균관장 선거를 앞둔 내년 2월 쯤 사퇴를 하면 그만 아니냐는 얘기다. 회장이 사퇴를 하고 수석부회장으로 직무대행을 삼은 후 성균관장 선거에 나오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인데 도대체 유림단체의 중앙기구에서 나올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이번 판결로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에 빠지게 됐다. 그럼에도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이 책임을 지기는커녕 부끄러움조차 없다. 불법도 여전하다. 총회 승인도 없이 사업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어쩔 수 없이 부끄러워하게끔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이 사건 판결을 접한 유림들의 중론이다. 다시는 유림조직에서 이런 선거가 있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부끄러워할 일 없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재선거를 실시하는 게 최선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 사는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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