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우 성균관장
▶먼저 성균관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올해 초부터 갑작스레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로 선거가 늦어지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제33대 성균관장에 당선되셨기에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선거가 예정보다 거의 두 달 정도 연기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떤 대의원께서는 우편으로 부재자투표처럼 하자고 건의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지역별로 투표소를 설치해서 하자고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후보의 입장에서는 대의원의 의견을 다 반영해드리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부족한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유림지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짐이 너무 무겁지만 함께 나눠 진다면 한결 가볍게 전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처럼 지나치게 과열된 선거는 앞으로 없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함께 논의하면서 깊이 고민해보겠습니다.
▶관장님께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저는 크게 장점은 없습니다만 누구보다 학문에 대한 열정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를 생각하면 깊이 빠져서 헤어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끝장을 보는 편입니다.
▶성균관 수석부관장과 재단법인 성균관 이사장 재임 때부터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화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관련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났지만 선거라는 제도는 결국 승자와 패자가 모두 상처를 입는 제도입니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이런저런 문제를 제기하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유림의 화합을 주장했던 것이고 선거 기간 동안에도 상대방을 비난하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람 관계는 언제 어디서 다시 맺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끝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서로 화합하고 힘을 모아야 합니다. 안 그래도 인적 문제와 재정적 문제가 목전에 놓여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두고 서로 분열한다면 그거야말로 부끄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모든 유림께 앞으로도 화합과 단합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변화를 강조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공룡도 변화하지 못해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시대적 상황과 기류에 맞추지 못한다면 망하고 맙니다. 유교가 공부자 시대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변화를 했습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유교가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역에 나오는 “窮則變, 變則通”이라는 말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우면 변화를 꾀해야 하고, 변화를 꾀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지나치게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변화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림지도자 여러분과 함께 논의하면서 변화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추진할 생각입니다.
▶선거기간 많은 유림과 유림지도자들을 만나셨을 텐데 주로 하시던 말씀은 무엇이던가요?
전국의 향교를 순회하면서 많은 유림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씀은 “제발 중앙에서 싸움 좀 하지 말고 일 좀 투명하게 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중앙 유림지도자의 탓이라는 생각과 제 자신도 그 속에 있었구나 하는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젊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씀과 재정적 어려움에 대해 호소하시는 말씀이 많았습니다. 중앙에서 예산을 확보해 지방에도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가 최대한 노력해서 성취하고 싶습니다.
▶선거공약 중 첫 번째가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재단법인 성균관의 각 기능을 유지하며 통합 운영하겠다’였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여쭤보겠습니다.
이 문제는 매우 예민한 문제입니다. 어떤 분들은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제가 재단이사장과 성균관장을 겸직하면 권력을 독점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신데 지금 이 상황에서 재단이고 성균관이고 모두 침체되고 부채만 있는 상황에서 무슨 권력이 있습니까? 저는 권력을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분열되어 싸우고 서로 각자의 길을 걷는 것보다 차라리 하나로 합치는 것이 좋다는 데에는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유림의 숙원이기도 합니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역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침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분께서 직접 와서 보시면 더 잘 알 것입니다. 근무자도 여직원 한 분 밖에 없고, 회장은 공석입니다. 무슨 일을 추진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유도회총본부가 교화사업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성균관과 힘을 모아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유림지도자 여러분의 자문도 들어가면서 의견을 수렴하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세 조직이 하나가 되어 분열은 사라지고 단합만이 남게 됩니다. 지방 유림 조직은 그대로 두더라도 중앙 조직만큼은 상호 협력하고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도 계속 논의하여 조속히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유림 여러분께서도 위아래를 따지지 말고 살기 위한 방법을 함께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외에 성균관장으로서 포부와 계획을 밝혀주십시오.
요즘 저는 밤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성균관장에 당선되는 것도 힘들었지만 당선된 날부터 지금까지 걱정이 많아서 잠이 오질 않습니다. 일단 재정적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해서 우리가 원하는 일들을 처리하고 향후 미래를 위해 튼튼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정말 유림다운 유림들이 성균관에 출입하고 유림사회의 모범이 되고 나아가 국민의 모범이 되는 조직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울러 먼 미래를 바라보고 계획을 수립하여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합니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으면 우리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유림지도자 여러분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고견을 청취하며 반드시 기반을 닦아놓겠습니다.
▶앞으로 성균관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유교의 발전을 이뤄내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 주십시오.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나이도 많지만 능력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유림지도자 여러분께서 도와주신다면 저는 반드시 박수 받고 떠나는 성균관장이 되고자 합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부정적인 모습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할 때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시고 못할 때는 따끔한 충고를 부탁합니다. 손진우라는 이름 세 글자에 먹칠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떠나겠습니다. 끝까지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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