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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송과 고소고발에 멍드는 유림사회

공자께서는 51세 때 사공(司空)이 되시고 대사구(大司寇)가 되셨다. 사공은 토지와 민사를 맡아본 벼슬이름이고, 대사구는 지금으로 치면 법무부 장관과 같다

 

아마도 이 같은 경험 때문에 송사를 처리하는 것은 나도 다른 사람과 같겠지만, 반드시 송사가 없게 할 것이다(子曰 聽訟 吾猶人也 必也使無訟乎)라는 말씀을 하시게 된 듯하다.

 

그 동안 공자의 이런 말씀은 유림사회에서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지침이 되어 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이런 지침은 무시되고 오히려 이런 얘기를 하면 우활한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최근 유림사회가 거듭되는 고소고발과 소송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유림조직의 허점을 틈타 발을 들인 유림 아닌 인사 몇몇이 주도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로 인해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는 골병이 들대로 들었다.

 

요즘은 시골의 조그만 동네에서도 다툼이 생기면 웬만해선 법대로. 예전처럼 다툼을 중재하는 동네 어른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쉽게 화해가 되지도 않는다.

 

시골의 파출소가 얼핏 한가해 보이는 것도 굳이 당사자들이 파출소까지 와서 다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파출소의 고소고발 대장에는 매일 기록이 끊이질 않는다.

 

우리 사회의 이 같은 세태를 바로잡아야 할 유림들로서는 어쩌다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탄식만 할 뿐이다.

 

성균관 정기총회가 법원의 판단에 의해서 열리지 못하는 초유의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판결의 내용을 보면 자신이 성균관장 직무대행이라고 주장하는 채권자의 신청을 들어 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채무자인 현재 성균관장 직무대행의 지위를 완전히 부정한 것도 아니다.

 

단지 다툼이 있으니 이 사건 가처분을 명할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는 판결문의 내용은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얻으려고 이 같은 소송을 제기했는지 알 수가 없다. 오히려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는 소송 과정에서 과거의 치부가 드러나고 말았으니 딱하기만 하다.

 

공자께서는 정령으로써 이끌고 형벌로써 균일하게 하면 백성이 형벌을 면하기는 하겠지만 부끄러워함이 없을 것이다(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라고도 하셨다.

 

부끄러움 없이 법 조항만 따지는 법기술자들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그런 조건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절차상의 혼란을 초래한 성균관 총무처의 사무 처리에도 문제가 있다. 수석부관장을 비롯한 부관장 선임이나 인준에 시기를 놓치지 않았다면 이런 혼란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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