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는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권력의 중심을 상당 부분 되찾으며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했지만, 서울시장을 내주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체 판세에서는 밀렸음에도 서울을 수성하며 완패의 수렁은 피했다. 유권자는 한쪽 손을 들어주면서도, 다른 쪽 손으로는 매서운 회초리를 쥐고 있었다. 바꾸라는 뜻은 분명했지만, 오만하게 독주하라는 허락은 아니었던 셈이다. 선거의 본질은 권력의 교체에 앞서 책임을 부여하는 엄숙한 의식이다. 당선자는 축하를 받을 사람이기 전에 무거운 책무를 짊어진 자이고, 낙선자는 패배의 쓴잔을 씹기 전에 민심의 행간을 다시 읽어야 할 자다. 승패의 숫자에만 매몰되어 그 이면에 담긴 대중의 기대와 불안, 지지와 경고를 놓친다면 그것은 정치의 본령을 저버리는 일이다. 예로부터 민심은 곧 천심이라 했다. 《서경(書經)》은 “하늘은 백성의 눈으로 보고, 백성의 귀로 듣는다(天視自我民視 天聽自我民聽)”고 일갈한다. 정치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상대 정당의 공세나 일시적 여론의 파고가 아니라, 묵묵히 지켜보는 백성의 서늘한 눈빛이다. 백성을 속이고 영속하는 권력은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다. 민심은 기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