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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57명분도 때에 따라 다르다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삼은 강하고 용감한 것이 너무 드러나서 흉하다. 홀로 가다가 개인적으로 정을 나누니, 군자는 결단할 것을 결단한다. 개인적인 정을 나누는 것을 싫어하며 성을 낼 수 있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쾌괘 구삼).

 

한나라 고조에게 사면복권을 받아 하동군수라는 고관이 된 계포에게는 아버지는 다르지만 어머니는 같은 동생 정공(丁公)이 있었는데, 그도 역시 항우의 장수였었다. 팽성의 싸움에서 패하여 도망가는 고조를 쫓아가서 일대일의 접전을 벌였다. 정공으로서는 대어를 낚는 순간이었다. 고조만 잡으면 오랜 전쟁을 끝내고 통일이 되는 것이다.

 

본래 싸움실력이 없던 고조가 정공을 당해내지 못하고, 급하게 도망가다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되었다. 정공을 돌아보며 그대는 어진 사람이고, 나도 어진 사람이라서, 서로 원수진 일도 없는데, 어찌 이렇게 나를 곤란하게 하는가? 나를 놓아주면 내 반드시 은혜를 갚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정공이 슬며시 군사를 이끌고 돌아갔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고, 중국 통일전쟁이 항우의 승리로 되는 길을 놓친 것이다.

 

마침내 항우가 전쟁에 져서 죽임을 당하고 고조의 천하가 되었다. 정공이 옛 공을 생각하며 고조를 찾아갔다. 고조를 받드는 장군들이 각자 최고 공을 세웠다고 자랑하지만, 자신이 팽성 전투에서 고조를 살려주지 않았다면 아무 소용도 없는 전공들이다. 당연히 최고의 공을 세운 사람은 자신이 아닌가? 내심 고조의 환대를 받을 기대가 컸다.

 

그런데 군사들에게 조리돌림을 시키며 정공을 망신을 주는 것이 아닌가? 정공으로서는 그러한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윽고 나타난 고조가 저놈은 항우의 신하였다. 그런데 자기 주군에게 충성을 다하지 않은 천하의 불충한 놈이다. 저놈이 바로 항우에게서 천하를 잃게 한 장본인이다라고 외쳤다. 드디어 목을 베어 죽이라고 명령하면서, “훗날에 사람의 신하가 되어서, 정공과 같이 두 마음을 품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고조는 항우에게서 도망 온 진평에게 장군들을 감독하게 하고, 한신을 장군을 총괄하는 대장군으로 씀으로써 통일전쟁을 승리하였다. 또 평소에 고조를 건달깡패라고 무시하며 철저하게 항우편을 들었다가 귀순한 옹치같은 원수도, 전공을 세우게 해서 제후로 삼은 사람이 아닌가? 더구나 그 휘하에 수많은 도적 불한당을 받아들인 까닭에, 논공행상을 할 때 조정에서 칼을 두드리며 고조에게 벼슬주기를 협박한 자는 또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 그가 후세의 본보기로 삼기 위해서 목숨의 은인을 죽였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고조가 계포에게 쓴 인심과 정공에게 쓴 인심이 극과 극이어서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훗날 자치통감을 쓴 사마온공(사마광)도 평을 하였다. “영웅들이 각축하는 때에는 정해진 주인이 없으니, 누구라도 오는 사람을 다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황제가 되어서는 중국 사람이 모두 황제의 신하이다. 그래서 큰 의리를 내세워 정공을 죽임으로써, 천하 사람들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은 용납될 수 없고, 사사로운 마음으로 은혜를 맺은 자는, 비록 그 은혜로 나를 살린 사람일지라도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한 것이다. 한사람을 죽여서 모두가 두려워하도록 하였으니, 어찌 깊고도 멀리 내다본 생각이 아닌가? 고조의 자손들이 400여 년 동안 나라를 유지하며 하늘의 녹을 향유한 것이 마땅하다.”

 

그래서 역에서는 용감하게 앞장을 서다가 사사로운 정을 나누면 흉하다. 군자는 다정하게 다가오는 소인을 결단해야 허물이 없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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