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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61소강절 선생과 주천(酒泉)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삼은 나의 생김새를 관찰해서 나아가고 물러난다. 상에 말하기를 나의 생긴 것을 봐서 진퇴하니 길을 잃지 않는 것이다(관괘 육삼).

 

소강절 선생에게 고모가 한 분 있었는데, 가난한 집에 시집가서 끼니를 잇기가 어려웠다. 보다 못한 선생의 모친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모의 살림이 펴게 하라고 하셨다. 선생이 고모님 팔자가 그러한 것이니, 억지로 구제할 수 없습니다. 또 감춰져있는 보물을 술법으로 가져오면, 천기를 누설한 죄를 받을 것이니 방법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하루는 선생의 고종사촌 동생이 왔다. 선생이 오늘밤에 재미있는 구경을 가자고 손을 이끌며 마당을 나섰다. 선생은 앞서고 사촌동생은 따라갔는데, 선생이 너는 나의 발자국만 따라 오너라. 조금이라도 잘못 디디면 큰일 날 것이다그 사촌동생은 불안해하면서도 조심조심 선생의 발꿈치만 보며 갔다.

 

얼마쯤 지나 어떤 곳에 다다르니, 달빛이 은은히 비추는 바닷가에 이상한 나무와 괴상한 돌이 무수히 널려 있었다. 선생은 사촌동생과 함께, 나무 틈과 돌 사이로 몇 시간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가 “그만 돌아가자하면서 앞에 있는 조그마한 바둑돌 하나를 집어가지고 돌아섰다.

 

사촌동생은 길가에 늘어선 나무와 돌의 모양이 기기묘묘해서 가져가서 책상 앞에 놓고 싶었다. 나무는 캐기가 어렵고, 벼루만한 돌 10여 개를 집어 옷을 벗어 쌌다. 그리고는 선생의 뒤를 따라 갔다. 그런데 옷으로 싼 돌이 무거워서 다 가지고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개씩 버리다가 집에 이르러보니 하나도 남지 않았다.

 

선생이 사촌동생을 데리고 간 곳은 이 세상이 아니고, 나무와 돌도 산호 침향 금은보화 등 세상에 둘도 없는 귀한 것이었다. 우주 저 멀리 감추어져 있는 보물인데, 12년 만에 한 번씩 그곳에 모였다가 사흘 후에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며 세상의 길흉화복을 바꾸는 신물들이었다.

 

만일에 보통의 나무와 돌로 여겨 별 욕심 없이 집어오면 자기 것이 되는 보물이었다. 선생이 그 까닭을 알기 때문에, 신선의 보법으로 들어가서 보물구덩이 속에 넣어주었지만, 복이 없는 사촌동생은 분수를 모르고 많이 집었다가 그 복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 버리고 온 것이다.

 

선생이 며칠 후에 고모를 찾아가 뵈니, 여전히 가난한 궁색이 심했다. 선생이 조그마한 호미 하나를 달라고 해서 뒤꼍 담 밑의 돌 틈을 사발종지 만하게 파자, 곧바로 맑은 물이 구덩이에 가득 찼다. 저번에 집어온 바둑돌을 구덩이 밑에 묻어놓고 물을 떠먹어보니 좋은 술이 되었다. 그 바둑돌이 물을 술로 바꾸는 주천석(酒泉石)이었던 것이다.

 

사촌동생이 분수외의 욕심을 부려서 가난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다른 귀한 보물을 다 놔두고 주천석을 가져다가 술이 나오는 우물을 만든 것이다. 사촌동생에게 여기서 나오는 술이면 집안 식구가 연명하기 충분할 것이다. 만약 더 이상 욕심을 내면 허사가 될 것이다하며 신신당부하였다.

 

하지만 사촌동생은 맛있다고 불티나게 팔리는 술을 퍼내서, 일주일 만에 1년 먹고 살만치 재물을 장만했다. 그것도 부족해서 점점 더 많은 술을 퍼내서 팔았다. 선생이 그 사실을 알고, 주천석을 파내서 본래 자리에 갖다놓으니, 샘에서는 그냥 맹물만 나왔다. 이상한 보물도 너무 욕심내다가 잃었고, 맛있는 술을 만드는 주천석도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가 잃었으니, 아무리 도와주어도 분수외의 횡재는 유지하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나의 분수만큼만 욕심을 내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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