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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효(孝)’ 삭제 인성교육진흥법 개정안 철회돼야 한다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인성교육진흥법이 수난을 겪고 있다. 인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해 제도와 재정지원을 정한 본래 법 취지에 맞지 않게 개정이 추진돼 누더기 법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지난 69핵심 가치를 시민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적절히 조정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현행법을 개정하겠다며 인성교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유림사회가 벌컥 뒤집어졌다. 입법예고된 개정안에 대해 유림들의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반대의사 표시는 물론 집단행동도 예고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우선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인성의 핵심 가치·덕목이 지나치게 전통적 가치를 우선하고 있다며 핵심 가치에서 ()’를 삭제하고 있다.

현행법의 “‘핵심 가치·덕목이란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것으로 예(), (),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핵심적인 가치 또는 덕목을 말한다“‘핵심 가치란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것으로 인간존엄성을 바탕으로 개인, 대인관계, 공동체 차원에서 요구되는 예(), 정직, 책임, 존중과 배려, 소통과 협동, 정의와 참여, 생명존중과 평화 등 사람됨과 시민됨의 가치를 말한다로 바꾼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우리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던 효, 예절과 같은 가치들이 수직적인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일부 인사들의 부적절하고 시대착오적인 인식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전통적 가치에 대한 편견과 무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로서 인륜의 가장 으뜸 되는 덕목이다. ‘는 어버이의 자애로움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직적 덕목이 아니라 쌍무적 덕목이다.

그럼에도 이를 호도해 시민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만을 핀셋 삭제한 것을 두고 유림들은 패륜적 발상이라며 비판을 넘어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성균관과 전국 향교, 서원에서 인성교육을 묵묵히 펼쳐왔던 유림들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다.

를 얘기하는 게 지나치게 전통적 가치를 우선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나머지 핵심 가치인 예(), 정직, 책임, 존중과 배려, 소통과 협동, 정의와 참여, 생명존중과 평화 등을 얘기하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

전통적 가치를 이 시대에 계승하고 발전시킬 만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또한 전통적 가치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속에서 이 법을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만들 내용도 담고 있다. 부작용 때문에 외부위탁 규정과 전문인력 양성조항을 삭제하고 평가의무 조항을 임의규정으로 개정하겠다는 것인데 이 같은 지적은 일면 타당한 점도 있다. 하지만 임의규정화하면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인성교육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현재 입법예고된 개정안은 철회되거나 수정되어야 한다. 비록 법안의 수정과 손질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개정안으로는 안 된다. 고쳐야 한다면 이 법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지키면서 입시 위주의 교육 현장에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제대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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