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p)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초육은 나아감이 꺾인다. 정조를 지키듯이 바름을 지키면 길하고, 믿음을 배반하더라도 너그럽게 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진괘 초육)
개미는 부지런하다고 소문이 난 곤충이다. 그런데 모두 부지런하지는 않고, 항상 20~30%는 놀고 있다고 한다. 다른 개미들이 열심히 일할 때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놀면서 다른 개미가 축적해 놓은 부를 나눠가지는 것이다. “부지런함의 대명사 개미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개미들이 그렇게나 많아! 네 마리 중에 한 마리 꼴이라니!”
그런데 일하는 개미만을 모아 집단을 구성해도 20~30%는 일하지 않고 놀고, 일하지 않는 개미만을 모아 집단을 구성해도 역시 20~30%는 일하지 않고 논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항상 1/4 이라는 비율을 유지하며 노는 개미가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노는 개미가 항상 일정한 비율을 유지함으로써 개미집단을 더 오래 존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4:1은 황금비율? 일하는 개미들과 백수가 되어 노는 개미들의 비율이 집단존속을 가능하게 하는 황금비율일까? 그래, 황금비율일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노는 개미가 없는 집단은 개미들이 과로로 움직일 수 없게 됐을 때 허무하게 멸망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일하는 개미가 동시에 일할 수 없게 되면 알을 돌볼 수 없게 되어서 멸망한다는 것이다.
홋카이도대학의 하세가와 에이스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뿔개미(시와쿠시개미) 집단을 한 달 이상 사육하며 연구하였다. 1천 200마리를 150마리씩 8개 집단으로 나눈 뒤에 각 집단의 개미를 구별할 수 있도록 각기 다른 색을 칠하고 행동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처음에 일하던 개미가 일을 할 수 없어서 쉬게 되자 그때까지 일하지 않고 놀던 개미들이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 집단의 개미 모두가 일하다 일제히 피로가 쌓이는 경우와 그에 비해 일하는 강도를 줄여서 여유가 있던 집단의 경우를 비교했다. 전체가 모두 열심히 일하는 개미로 구성된 집단은 구성원 모두가 일제히 피로해져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집단멸망의 길로 들어섰는데, 노는 개미가 있던 집단은 오래 존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개미가 피로해졌을 때 놀던 개미가 대신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생각은 인간이 밝혀낸 연구결과일 뿐이고, 일하는 개미가 볼 때는 노는 개미가 여간만 괘씸한 게 아니다. 교대로 일하고 쉬자는 것도 아니고, ‘너는 일해라. 나는 논다’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의 고생한 노고를 착취하며 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세가와 교수는 “일하지 않고 노는 비효율적 개미가 집단의 존속에 꼭 필요하다. 인간의 조직에서도 단기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려고 하거나 성과를 내라고 요구하면 악영향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였다. 당장의 괘씸한 행동에 화를 내기 보다는 시야를 넓혀서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노는 집단에서도, ‘난 무조건 열외, 놀만하니까 노는 것, 일할 자리가 없어서, 놀아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등등 핑계가 많다.
노는 이유도 이렇게 여러 가지인데, 일하는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이 일방적인 명령과 복종일 수만은 없다. 각자 성격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고, 일하는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유를 갖고 상대방을 헤아리는 게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상대방이 나의 믿음을 배반해서 내 뜻대로 안되더라도 너그럽게 하면 잘못되지 않는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