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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67송사는 안 하는 것이 좋다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초육은 송사를 길게 하지 않으면, 조금 말을 들으나 마침내 길할 것이다. 상전에 말하기를 송사를 길게 하지 않음은 송사는 오랫동안 할 수 없는 것이니, 비록 걱정하는 말을 들으나 그 분별이 밝은 것이다(송괘 초육).

 

아주 오랜 옛날에는 생물과 무생물 할 것 없이 서로 말이 잘 통했었다. 어떤 사람이 산길을 가고 있었는데, 호랑이가 함정에 빠져 있다가 애처로운 목소리로 나를 살려주시오. 제발 덕분에 나를 살려주시오하였다. 그 사람이 살려주고는 싶은데, 너를 살려주면 나를 잡아먹으려 할 것이니, 살려줄 수 없다

 

호랑이가 살려준 은덕이 있는데, 어찌 잡아먹을 생각을 하겠소?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배은망덕한 짓은 하지 않았으니, 그런 걱정일랑 아예 하지 마시오하였다. 그 말에 솔깃해져서 너의 말이 그렇다면 살려주리라하고, 함정에서 꺼내주었다.

 

그런데 함정에서 나온 호랑이가 내가 여러 날을 함정에 빠져있었더니 너무 배가 고프다. 어쩔 수 없이 너를 잡아먹어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사람이 한편으론 두렵고 한편으론 화가 나서 네가 인자하기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한자리에서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건 너무하는 것이 아닌가?”

 

호랑이가 내 원래의 본심은 그렇지 않지만, 일의 형세가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 사람이 그렇다면 내가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주변의 여러 친구들에게 송사를 해보고, 만약 내가 진다면 네 뜻대로 하여라하니, 호랑이가 좋다고 하였다.

 

앞에 있는 큰 소나무에게 가서 물으니, 소나무가 저 인간을 잡아먹으시오. 사람이 다른 친구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차마 못 볼 지경이 되었다. 우리들이 후미진 곳에 피해있으면서 조금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건만, 도끼와 톱으로 베고 쪼개고 하여 집을 만들고 관곽을 만들고 하니, 참으로 원통하였다

 

또 큰 바위에게 물으니, “우리들이 산골짜기에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특별히 해를 끼치지 않았건만, 망치와 정으로 깨뜨리고 부숴서 주춧돌로 쓰고 깔개 벽돌로 쓰니, 사람의 불량함이 어찌 이리도 지독한가?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하고 간장이 다 찢어지니, 어찌 오싹하지 않겠는가? 저 인간을 잡아먹으시오

 

신이 난 호랑이가 두 번이나 송사에 졌으니, 이제 불만이 없을 것이다그 사람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살 길이 없었는데, 마침 여우가 그 앞을 뛰어 지나갔다. 그래서 저 여우에게 한 번 더 물어봅시다하니, 호랑이가 좋다고 말하였다.

 

여우가 공평한 판결을 위해서 당초의 형세를 보아야겠으니, 호랑이가 함정에 들어가서 이전의 모습대로 있어보시오하였다. 호랑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사람이 함정의 덮개를 열어주니, 호랑이가 의기양양하게 함정 속으로 들어갔다. 여우가 호랑이에게 앞서의 모습이 이와 같은가?” “그렇다사람에게 묻기를 전의 모습이 이와 같은가?” “그렇다” “그렇다면 호랑이는 거기에 남아있고, 사람은 떠나시오. 나도 또한 나의 길을 갈 것이오하고는 가던 길로 뛰어갔다.

 

호랑이는 승리감에 취해서 위험한 줄도 모르고 계속 송사를 하다가 함정에 빠져 죽게 되었고, 사람도 평소에 원한을 많이 산 것을 모르고 송사를 벌이다가 죽을 뻔했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송사가 없으면 제일 좋겠지만, 만약 송사를 하게 되면 조금 손해를 본 듯 싶을 때 그만 두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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