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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72​아랫사람으로 살아가기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오는 누런 치마를 입으면 크게 착하고 길할 것이다. ‘누런 치마를 입으면 크게 착하고 길하다는 뜻은 빛나는 문채가 중덕을 얻었기 때문이다(곤괘 육오).

 

곤괘()는 땅, 신하, 직원, 아내 등등을 상징하는 괘이다. 하늘이 낮을 주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임금이 명령을 하면 백성들에게까지 잘 시행되도록 보좌를 하며, 사장이 회사를 이끌어 가면 사장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남편이 경제활동을 하면 그 수준에 맞게 살림을 해서 가족이 원만한 삶을 유지하도록 만든다.

 

요컨대 하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뜻을 표상한 괘이다. 그러므로 곤괘는 철저하게 건괘의 시간에 맞춰서 행동한다. 초효는 건괘의 물속에 잠긴 용에 맞춰서 숨어서 자신을 수양하고, 이효는 덕과 능력이 나타난 용에 맞춰서 등용해서 써주는 대로 최선을 다해 보필한다. 삼효는 종일 최선을 다해 일하는 용에 맞춰서 성공하도록 돕되 자신의 공으로 삼지 않으며, 사효는 한 번 시험해 보았다가 다시 숨는 용에 맞춰서 수동적이고 감추는 일을 한다. 오효는 세상을 다스리는 용에 맞춰서 철저하게 2인자로 보조하며, 상효는 너무 지나치게 설쳐댄 용에 맞춰서 다투다가 반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곤괘 오효는 다른 괘처럼 임금을 상징하는 효가 아니다. 건괘 구오효가 덕과 능력을 다해서 세상을 다스리면, 그 밑에서 열과 성을 다해서 보필을 하는 역할이다.

 

󰡔춘추좌전󰡕을 보면, 남괴는 계평자의 명령을 받아 노나라 비읍을 다스리는 재상이었다. 그 아버지 남유가 노나라 소공을 위해서 우()의 난리를 평정하는 공을 세웠는데, 계평자가 공에 마땅한 상을 주지 않으므로 불만이 있었다. 그래서 반란을 일으켜서 계평자를 쫓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자 했다.

 

소공 12년에 하늘의 뜻을 묻고자 점괘를 얻어보니, 곤괘의 5효가 동해서 비괘가 되었다(). 비괘는 임금과 신하가 서로 돕는 괘이고, 곤괘 오효 효사에는 누런 치마를 입으면 크게 길하다고 하였다. ‘누런 치마를 임금이 입는 곤룡포라고 생각한 남괴가 대길한 점괘라고 생각하며 신이 났다. 그래서 당시 학덕이 높고 점풀이를 잘하는 자복혜백(子服惠伯)에게 은근히 물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데, 이런 점괘가 나왔습니다. 선생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자복혜백은 남괴의 욕망에 찬 눈빛과 곤괘 육오효의 점사를 비교해 보고, 남괴가 반역을 하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충성스럽고 신의 있는 일은 잘 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은 반드시 폭망한다는 뜻입니다. 황색은 중앙의 색이고, 치마는 아래를 꾸미는 옷이며, ‘원길자는 착함을 잘 기른다는 봄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충성스럽지 못하면 황색을 얻을 수 없고, 아랫사람으로서 공손하지 못하면 아래를 꾸미지 못하며, 착한 일이 아니라면 크게 길함을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라고 풀이하였다.

 

누런 치마를 임금이 입는 옷이라고 굳게 믿는 남괴에게 그런 말이 들릴 리 없었다. 결국 반란을 일으켰고, 계평자의 군대와 싸워 대승을 거두며 기세를 떨쳤다. 하지만 계평자가 비땅의 사람들을 위무하며 선정을 펴니 남괴의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고, 반역을 한지 3년 만에 내부반란이 일어나서 제나라로 도망갔다. 계평자의 부하로 비땅을 다스리는 정도는 잘 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커나가기에는 덕과 능력이 부족하고 명분이 없어서 동조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아랫사람의 순종하는 괘를 얻었다면 최고 지도자의 자리를 탐내지 않고 윗사람을 도와야 큰 성공을 한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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