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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73​미운털 박힌 사람 도와주기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삼은 도울 사람이 아닌데 돕는다. 상에 말하기를 도울 사람이 아닌데 돕는 것이 또한 상하지 않겠는가!(비괘 육삼).

 

요임금 때 발생한 홍수를 곤이 막아보려다가 실패했다. 곤은 당시 숭땅의 제후로 세력과 명성이 높았지만, 요임금은 곤의 고집이 세서 사람들과 불화하기 때문에, 홍수를 다스리지 못할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신하가 입을 모아 추천하자 몇 번 망설이다가 곤에게 책임을 맡겼고, 결국 9년이 지나도록 홍수를 다스리지 못한 죄를 물어서 유배를 보냈다. 이 역사적인 사실을 두고, 초나라의 현자 굴원이 한마디 했다.

 

홍수도 다스릴 능력 없는 곤을/ 대신들이 어찌해 추천했을까?/ 여러 대신이 한 목소리로 잘 할 것이라고 했지만/ 요임금은 어째서 시험도 안 해보고 그냥 맡겼을까?”

 

대신들은 능력 없는 사람을 추천하고, 임금은 실패할 것을 알면서 등용했다. 그러고는 곤에게만 잘못을 묻는단 말인가? 추천한 사람도 잘못했고, 그냥 쓴 사람에게도 잘못이 있지 않은가? 혹 애초부터 실패하기를 바란 것인가?’

 

그런데 굴원만 이런 의문이 있었을까? 그래서 여러 전설이 전한다. 그 중에서 유명한 전설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전설은 이렇다. 지상에 사는 인간들이 상제를 공경하지 않자 공공(共工)을 시켜 홍수를 발생시켰다. 공공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다해서 홍수로 괴롭혔으므로 지상 사람들의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하늘에 정성을 다해 기도 드렸지만 상제는 백성의 참상을 모른 척 했다.

 

보다 못한 하늘의 신이자 상제의 손자였던 곤이 자청해서 치수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상제의 마음을 아는 다른 신들은 방관만 하였다. 곤이 지쳐서 쓰러져 있을 때, 솔개와 거북이가 다가와서 속삭였다. “너는 상제님의 손자이면서 식양(息壤)도 모르니? 상제님의 보물창고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어. 조금만 떼어다가 땅 위에 던져놓으면 순식간에 자라나 산이 되고 제방이 되는 신기한 보물이지. 식양만 있으면 저까짓 홍수는 금새 해결되는데 . 아주 조금만 떼어 오면 되니까 아마 상제님도 그것이 축난 것을 모르실 걸.”

 

눈이 번쩍 떠진 곤이 식양을 훔쳐다 땅 위에 던지자 그렇게 극성을 부리며 사람들을 괴롭히던 물줄기가 방향을 잡기 시작하였다. 물이 줄어든 땅에서 풀이 돋아나고, 산으로 도망갔던 사람과 짐승들이 돌아왔다. 화가 난 공공이 곤이 방해해서 더 이상 홍수로 괴롭힐 수가 없습니다고 상제께 보고를 올렸다. 격노한 상제가 불의 신 축융(祝融)에게 명하여 곤을 죽이고 식양을 걷어오게 하였다. 그래서 지상에서는 홍수가 다시 진행되고, 곤은 1년 내내 태양이 비추지 않는 북극의 우산에 갇히고, 솔개와 거북이에게 그 살점을 뜯어 먹히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솔개와 거북이가 곤을 괴롭히려고 식양을 가르쳐주었을까? 아니면 곤을 시기한 사람이 곤을 공경에 처하게 하려고 솔개와 거북이를 시켰는가? 어쨌든 인간세계에 불을 훔쳐다 주고,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서 독수리에게 날마다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게 된 프로메테우스처럼 곤도 식양을 훔쳐서 인간을 돕고는 솔개와 거북이에게 몸을 뜯어 먹히게 되었다. 그래서 굴원이 또 묻는다. “홍수를 다스리려고 열심히 일했는데/ 상제는 어째서 벌을 주었나?” 이 첫 번째 전설은 요임금을 상제로, 대신들을 방관하는 하늘의 신으로 비정해서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모두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도우면 오히려 해침을 당하게 된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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