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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오는 건장한 양을 대할 때 쉬운 방법으로 힘을 잃게 하면 후회가 없으리라. 상에 말하기를 ‘양을 쉬운 방법으로 해서 힘을 잃게 한다’ 함은 자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대장괘 육오).
이제 두 번째 전설을 살펴보자. 복희씨가 세상을 다스리다가 누이인 여와씨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었다. 여와씨는 세상을 잘 다스렸지만 전욱씨가 반란을 일으키고 임금이 되었다.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상제가 된 전욱씨는 자신의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하늘의 신들을 감시자로 내보내 세상사람들을 괴롭혔다. 뿐만 아니라 우주가 무질서하다고 하면서 북방의 하늘에 해와 달과 별들을 몰아서 묶어두었다.
그렇게 되자 어떤 곳은 너무 눈이 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었고, 어느 곳은 칠흑같이 깜깜하여 자신의 손발도 볼 수가 없었다. 자신도 누군가의 배신 때문에 쫓겨나지 않을까하는 강박관념 때문에 한곳으로 몰아서 감시한 것이다.
전욱씨는 인간뿐만 아니라 신들도 압박을 했는데, 그중에서도 북방의 수신인 공공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여 괴롭혔다. 공공씨는 머리가 붉은 사람얼굴에 뱀의 몸뚱이를 하였고, 그의 부하인 상류(相柳)는 머리는 아홉 개이고 몸뚱이는 뱀의 형상을 하였다.
이 둘의 힘은 상상을 불허해서 모든 신들이 벌벌 떨 정도였고, 당시 우주의 주인이었던 전욱씨 조차도 버거워하였다. 그런 공공씨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신들과 회합을 갖고 반란을 일으켜 맹주가 되었다.
드디어 전욱씨와 공공씨가 세상의 주인을 두고 건곤일척의 전쟁을 벌였는데, 공공씨가 몰리게 되었다. 화가 난 공공씨가 하늘을 떠받들고 있던 부주산(不周山)을 머리로 들이 받았다. 공공씨가 있는 힘을 다해 들이 받자 부주산이 두 동강이 났다. 하늘을 지탱하던 산기둥이 무너진 것이다. 그러자 서북쪽 꽁꽁 묶여있던 일월성신이 떠다니며 운행을 하게 되었고, 동남쪽은 대지가 무너져 내려 강물과 냇물이 몰려들면서 바다를 이루게 되었다. 그 모여드는 물살이 너무 거세서 홍수가 나자 전욱씨는 우강을 시켜 이를 막게 하였는데, 우강이 바로 곤이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우산에 가둬두면서/ 왜 3년이나 죽이지 않았나?/ 아들은 거룩하다하고 아버지는 괴팍하다 하니/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변화했을까?/…/치수공사에 곤은 어떻게 하여 실패했고/ 우는 어떻게 하여 성공을 했나?”
우산은 풀도 나지 않고 사람의 내왕도 없는 북극의 추운 산이다. 요임금이 곤을 그런 산에 아무도 모르게 가둬두고는, 죽인다든지 매질한다든지 하는 죄를 주지 않은 것이다.
왜 그랬을까? 굴원의 ‘아버지는 괴팍한데, 어찌 그 아들이 거룩할 수 있냐?’는 질문 속에서 대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즉 전욱씨는 홍수가 나서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으므로, 곤이 홍수를 다스리는 것을 싫어했던 것이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방치했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으므로, 그 아들에게는 식양을 사용하게 해서 치수의 공을 세우게 했다는 뜻이 된다. 곤의 죄는 윗사람의 마음을 못 읽었다는 데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굴원이 다시 한 번 물었다. “솔개와 거북이가 자기 몸을 뜯어먹는데/ 어째서 힘 센 곤이 반항을 하지 않았을까?” 산 채로 자기 몸을 뜯어 먹는데도 전혀 반항할 생각을 못할 정도로, 주변의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배신감으로 정신적 자포자기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주변에 적이 많고 힘이 부족하면,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목적을 일치시키는 지혜를 써야 허물이 없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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