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유도회 '헌장과 규정'을 위반한 회장 선출과 사퇴, 유령 지부 의혹으로 말썽을 빚고 있는 성균관유도회 서울시본부가 이번에는 추모제를 한다며 해괴한 만장(輓章)을 내걸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시본부는 성균관 유림회관에서 파리장서운동선현추모제를 한다며 유림회관 관내에 10여 개의 만장을 내걸어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추모제를 한다면서 장례 때 쓰는 만장을 내걸어 성균관을 상갓집으로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자행한 것이다.
'의례에 무지한 자들이 벌인' 이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무슨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이런 짓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혹자는 이 만장을 두고 추모시를 적은 것일 뿐이라고 강변하기도 했지만 백, 청, 홍, 황색의 천에 쓴 것 하며 말미에 곡만(哭輓)이라 쓴 것으로 보면 만장임에 의심의 여지는 없다.
만(輓)이란 상여를 끈다는 뜻으로, 곡만이란 '울면서 상여를 끈다'는 뜻이다. 추모제에 울면서 상여를 끈다니 망발도 이런 망발이 없다.
게다가 만장에는 각각 쓴 사람의 관향과 이름을 적고 있는데 과연 이들이 직접 만장의 이 글을 작성했는지도 의문이다. 모두 한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이는데 돈을 주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글을 받아 내건 것이라면 이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인(先人)들 중에는 만장이 예(禮)가 아니라며 죽기 전에 미리 만장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분들도 많았다. 남에게 시구(詩句)를 빌려 망인(亡人)의 재주와 덕행을 찬양해서 영구(靈柩) 앞에 세우는 것이 부끄럽다는 것이다.
이런 선인들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남이 써 준 만장을 자기 이름으로 내건다는 것은 유림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런 행위들은 파리장서운동에 관여한 선현들을 추모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모독하는 것이다.
서울시본부는 한 발 더 나아가 파리장서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하겠다며 발기인 참여와 성금 모금을 요청하고, 기념사업위원회 발족 시까지 사용될 임시계좌라며 유인물에 계좌번호까지 적어 나눠줬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은 서울시본부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거듭된 식언으로 신뢰를 할 수도 없지만 성균관이 있고 성균관유도회총본부가 있는데 무슨 소리 하는 것이냐는 게 유림들의 중론이다.
유교 제례(祭禮)의 근본정신은 성신충경(誠信忠敬) 네 가지다. 그리고 제례는 길례(吉禮)에 속한다. 그 이유는 제사를 지내면 복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의 복이란 세속에서 말하는 의미와 복과는 다르다.
『예기(禮記)』에서는 복이란 갖춘다[備]는 뜻이라고 했다. 즉 제례를 통해 받게 되는 복이란 모든 일들이 도리에 맞게 되어 순조로움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적인 성의를 다함으로써, 밖으로 만사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행위다. 제례를 통해 만사의 순조로움을 기원하기 위해서는 내면적인 성실과 믿음, 충실과 공경의 마음을 다해야 한다.
이 같은 유교 제례의 근본정신을 망각한 채 서울시본부가 벌인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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