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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지성으로 은혜를 베풀기 때문에 묻지 않아도 크게 착하고 길하니, 천하 사람이 믿음이 있어서 나의 덕을 은혜롭게 생각할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지성으로 은혜를 베푸니’ 길함을 물을 것도 없으며, ‘나의 덕을 은혜롭게 생각함’이 크게 뜻을 얻는 것이다(익괘 구오).
지난 일요일에는 어머님 생신 모임에 가서 형제들과 모처럼 즐거운 자리를 가졌다. 어느새 어머님 생신은 핑계가 되고, 형제들이 모여서 술을 한잔 마시며 그간의 가족들의 대소사를 이야기하며 즐기다 보니 오후 4시에 한 모임이 한밤중이 되었다.
어머님의 연세는 올해로 아흔둘이시고, 슬하에 우리 4형제와 6명의 손주들, 그리고 장손에게서 생산된 네 살 박이 증손주와 이제 막 100일 된 증손녀를 두셨다. 우리 형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손주들도 제각기 할머니를 위하지만 그중에서도 형님의 아들, 딸이 단연 돋보이게 효도를 한다.
특히 장손녀는 할머니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써서 할머니가 한 달 동안 동네를 두 바퀴씩 꾸준히 도는 운동을 하면 백화점에 같이 가서 옷을 한 벌씩 사드린다고 한다. 이번에도 어머님께서 봄에 입는 날씬한 오리털 외투를 입어 보이시며 “잘 어울리지. 아영이가 사준 거야”하고 자랑을 하신다. “어쩌다가 와서 용돈 몇 푼 찔러주고 가는 아들보다 훨씬 낫소” 했더니, “그래, 우리 아들들도 잘하지만 아영이하고 장훈이가 아주 잘해”하시며 손주 자랑이 대단하시다.
아영이와 장훈이는 갓난아기일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았기 때문에 할머니를 당연한 식구로 여긴다. 지금은 결혼을 해서 따로 살고 있지만 함께 살았던 정이 있어서 다른 손주들하고는 다른가 보다. 아니, 친아들보다도 더 애틋한 것이다.
요즘은 6~70대에 손주를 기르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결혼해서 다른 데 살다가도 자식을 낳으면 부모 곁으로 이사 온다. 손주를 길러 달라는 것이다. 엎친 데 겹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건 하늘이 준 기회다.
자식을 기르는 것이 온전히 부모의 몫이었다면 손주를 기르는 것은 부모와 조부모가 반반의 역할을 한다. 자식은 1의 노력을 들여 키웠지만 손주는 0.5의 노력만 들이면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손주를 기르게 되면 손주의 재롱을 받으며 활력을 찾게 된다. 노인들의 휴대폰 표지를 손주 사진이 장식하는 것만 보아도 손주가 얼마나 많은 기쁨을 주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은 또 훗날 자식의 효도 1에, 정들며 친해진 손주의 효도 0.5를 보답받는 일이기도 하다. 1.5배의 효도를 받는 것이다. 하늘이 준 행복이고 장래에 대한 좋은 투자가 아닐 수 없다.
좀 더 품위 있고 여유 있게 손주를 기르려면 국가의 도움을 요구하면 된다. 무슨 말인가? 현재는 늙은 자녀가 더 늙은 부모를 봉양할 때 소정의 교육을 받고 요양보호사 자격을 따면 국가에서 요양보호사로 인정해서 돈을 준다. 일종의 경로정책이고, 국가로서는 어차피 들어갈 비용을 친자식이 받으면서 더 살뜰히 보호를 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제도를 확장해서 손주를 기를 때도 국가 또는 지방자치제에서 보조금을 지불받을 수 있게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건 유교의 ‘조상=나=후손’의 가르침을 따르는 성균관과 전국의 향교가 앞장서서 주장할 일이다. 노인의 역할을 확장시킴으로써 손주 키우고, 건강해지고, 돈도 벌고, 효도를 1.5배로 많이 받게 하고, 우리 가문을 드날리고, 국가의 장래를 밝게 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그래서 역에서는 ‘지성으로 자손에게 은혜를 베풀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존경하며 은혜에 감사할 것이다’ 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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