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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98​​한신의 죽음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삼은 사슴을 쫓음에 몰이꾼이 없다. 오직 숲속으로 들어가며 헤맬 뿐이다. 군자는 기미를 보아 그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가면 인색할 것이다.(둔괘 육삼).

 

 

 

한신 역시 건국에 큰 공을 세워서 소하, 장량과 함께 한나라를 세운 삼걸(三傑)로 불린다. 어쩌면 한신으로서는 소하, 장량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받는 것을 수치스러워할 정도로 독보적인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조도 그의 공을 최고로 평가했으나 문제는 그 능력과 지혜가 두려울 정도로 뛰어났다는 것이다. 한신의 능력은 소하가 먼저 알아봤다. 승승장구하던 고조가 항우에 의해 한왕으로 봉해져서 서촉의 오지로 가게 되자 싹수가 노랗다고 생각한 장수와 병사들이 탈영하기 시작했다.

 

한신도 탈영했는데, 소하가 급히 뛰어나가 며칠 만에 설득해서 데려온 것이다. 그리곤 한왕에서 벗어나려면 한신을 대장군으로 임명하고, 전권을 주어야 한다고 고조를 설득하였다. 결국 한신의 지략대로 움직여 관중 땅을 되찾고 항우와 맞설 정도로 세력을 떨쳤다.

 

이때부터 고조가 지휘한 한나라 병사는 패퇴하고, 한신이 지휘한 한나라 병사는 연전연승을 하는 묘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심지어는 항우의 연이은 기습공격에 목숨만 간신히 건진 고조가 새벽녘에 몰래 한신의 진영으로 들어와 한신의 군대를 모두 뺏기도 하였다. 임금으로서 부하의 군대를 몰래 뺏는 것이 창피한 일이지만 군신관계가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군사가 없으면 한신 등 장군들이 모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맨손으로 쫓겨나다시피 한 한신이 군사들을 모으고 훈련 시켜 제나라를 점령하고, 고조에게 자신을 제나라 왕으로 삼으면 안 되겠냐고 사신을 보내왔다. 고조로서는 넘사벽의 기가 막힌 능력이었다. 이때도 고조는 항우에게 연속으로 쫓기다 포위된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제나라 왕으로 삼았다.

 

항우도 한신이 두려웠으므로 고조를 배신하고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서 다스리면 어떻겠냐고 무섭이라는 현자를 보내 한신을 설득했다. 그러나 고조와의 의리에 매인 한신이 거절하였고, 모사꾼 괵철이 설득했으나 역시 거절했다. 결국 다시 항우가 고조를 쫓고, 한신은 항우를 쫓는 지리한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쫓기다 못한 고조는 한신에게 확실히 제나라 왕으로 인정할 테니 병사를 이끌고 와서 항우를 쫓아내라고 하였다.

 

 

이에 한신이 항우를 멸망시키자 고조는 또다시 한신의 군대를 빼앗고, 한신을 제왕에서 초왕으로 강등시켰다. 그리곤 몇 달 있다가 한신이 모반했다고 하면서 차꼬와 수갑을 채워 낙양까지 끌고 오며 망신을 주었다. 낙양에 와서야 미안한 마음에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회음후로 강등시켰다.

 

그래도 한신은 설마하며 모반을 하지 않았는데, 고조의 생각은 달랐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지략이 출중한 장군인데다 제왕에서 초왕으로, 그리고 회음후로 계속 강등시켰기 때문에 불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항시 한신을 죽일 생각을 했다.

 

 

다만 공신 중의 공신이었기 때문에 이유 없이 죽일 수가 없었다. 결국 소하의 꾀를 빌려 한신을 궁궐로 초청하고, 결박 지어서 목을 베고 삼족을 멸하였다.

 

한신은 괵철과 무섭이라는 몰이꾼을 얻었는데도 말을 듣지 않았고, 소하나 장량처럼 넙죽 엎드리지도 않았다. 나중에서야 사슴을 잡고자 했지만 이미 몰이꾼이 없어졌기 때문에 숲속을 헤매다가 굶어 죽은 꼴이 되었다.

 

그래서 역에서는 몰이꾼이 없으면 사슴을 잡을 생각을 말아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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