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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균관 수복 가문에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의 성균관 유림회관이 지어지기 전 문묘의 하련대 앞에는 조그마한 한옥이 한 채 있었다. 성균관 수복 가족이 거주하는 공간이었다.

 

당초 수복 가족이 거주하던 집은 성균관대학교 대학본부(지금의 학생회관) 자리에 있었고, 대학본부가 들어서면서 김인겸 여사의 부군인 고 이정우 수복이 태어나 자랐던 그곳을 떠나 마련한 집이었다.

 

이정우 수복은 일제의 고문 후유증으로 다리를 못 쓰게 된 심산 김창숙 선생을 매일 아침 업어서 집무장소로 모셔 갔고 저녁에는 다시 집으로 모셔다 드렸다. 나중에는 대·소변까지도 다 받아드렸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김인겸 여사는 성균관 역사의 산 증인이다.

 

수복 가족은 현재의 유림회관이 지어지면서 다시 집을 옮겨야 했다. 유림회관 신축을 위해 재단법인 성균관에서는 보상을 약속하며 협조를 부탁했고, 이에 따라 기꺼이 거주지를 진사식당으로 옮겼다.

 

하지만 지난 20082월 발생한 숭례문 화재 이후 문화재 시설에 거주 또는 생활하던 인원들을 모두 외부로 내보내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세워지며 수복 가족은 또다시 유림회관 부속동의 외진 공간으로 옮겨야만 했다. 게다가 재단법인 성균관은 보상을 계속 미루기만 했으나 그래도 수복 가문은 집세까지 내며 성균관을 위해 묵묵히 기다렸다.

 

시간이 흘러 문화재청은 유림회관 부속동 철거를 추진하며 그곳에 거주하던 김인겸 여사에 대한 처우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자 성균관과의 협의를 통해 김인겸 여사에게 새로운 거주지를 마련해 주기로 하고 부속동 철거를 진행했다.

 

한편 성균관장은 지난해 821일 합의약정서를 작성해 김인겸 여사에게 발급했다. 내용은 조선 영조 임금 때부터 성균관을 지켜왔던 수복 가문의 김인겸 여사가 문화재청과 성균관이 합의해 성균관 밖에 거주하게 되었으므로 거주지에 대한 임대보증금과 임대비용은 성균관이 지불하기로 하며, 성균관 내 진사식당은 제례 준비 관련(제례주 제조, 제례음식) 장소로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형편이 여의치 않았던 성균관장은 임대보증금을 수복 가문에서 빌려 처리했다. 하지만, 1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이를 갚지 않고 있으며, 진사식당은 여전히 문이 닫혀 있다.

 

지난해 1227일 총무처장 입회하에 수복 가족은 예식장 임대사업자에게 3억원을 빌려 줬다. 예식장 임대사업자가 임대료를 내지 못해 성균관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돈을 차용해줘 임대료를 내게 함으로써 성균관을 도와주기 위함이었다.

 

당시 차용증서를 작성하는 자리에는 총무처장도 동석했고 차용증서에도 성균관장(총무처장)’이라고 기재했다. 여기에는 예식장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반환 시 수복 가족에게 성균관이 그 돈을 직접 지불하기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새로운 예식장 임대사업자와 계약을 하면서 예식장 임대사업에 50% 지분을 갖고 있는 수복 가문의 날인 없이 위법하게 계약을 체결했고, 새로운 임대사업자로부터 임대보증금과 권리금을 받았음에도 차용한 돈을 지금까지도 갚고 있지 않다. 수복 가문에서는 이자를 원하지도 않았다.

 

수복 가문이 3억원을 차용해 주기 전 성균관장과 총무처장 역시 전임 관장 시절 발생한 부당해고자 3인에 대한 체불임금 미지급에 따른 노동청 고발을 면하기 위해 예식장 임대사업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성균관에 임대료를 내게 했다. 그런데 성균관장과 총무처장은 새로운 임대사업자와 위법하게 계약하면서 받은 돈에서 자신들의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받아갔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성균관장과 총무처장이 임대사업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게다가 돈이 들어왔으면 수복 가문에 먼저 갚아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이를 두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성균관장과 총무처장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수복 가문에 이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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