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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육은 붙들어 매고 좇아가며 얽음이니 왕이 서산에서 형통하도다. 상에 말하기를 ‘붙들어 맨다’는 것은 위에서 궁해졌기 때문이다(수괘 상육).
겔라다 개코원숭이는 아프리카에 위치한 에티오피아의 고산지대에 무리지어 사는 원숭이 종족이름이다. 이들은 대장이 바뀌면 임신한 암컷들이 자연유산을 하고, 새로운 대장과 관계를 가져 임신한다. 아무런 충격이 없어도 그냥 유산을 하는 것이다.
사자나 원숭이처럼 무리 생활을 하는 야생동물들은 대장 수컷이 바뀌면 특히 임신하거나 새끼 딸린 암컷이 낭패를 본다. 새로운 대장 수컷이 자기 새끼가 아닌 다른 새끼들을 살려두지 않기 때문이다. 포용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쫓겨난 대장 수컷의 자식들이기 때문에 살려두면 장래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적당(?)이 되기도 하겠지만 암컷들이 자식을 기르느라 새로운 대장 수컷을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자기 새끼를 낳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의 어린 새끼들은 물론이고 새로 태어나는 새끼들도 모두 물어 죽이는 것이다. 이때 암컷들의 처절한 생존전략이 펼쳐진다. 정조를 지켜서 쫓겨난 대장 수컷을 따라가면 굶어죽거나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무리를 떠나서는 생존하기 힘든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식을 낳아 기르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기존의 자식을 죽이고, 새로운 대장 수컷의 처첩이 되어 새로운 자식을 낳는 길이다.
기왕에 태어난 자식은 새 대장 수컷이 물어 죽이겠지만 뱃속에 있는 새끼는 어떻게 없앨 것인가? 새로운 수컷은 암컷들을 차례로 임신시키면서 기존에 임신한 암컷들에게 무언의 압력을 가한다. 너도 나의 자식을 임신할 준비를 하든지, 무리를 떠나든지 빨리 선택을 하라는 압력이다.
이때 부르스의 마술효과가 작동해서 80% 이상이 유산하게 된다. 물리적 충격 없이 저절로 유산을 하는 것이다. 수컷이 압력을 가하는 방법의 하나로 암컷 주변에 오줌을 싸면 암컷이 그 냄새를 맡고 유산을 하는 형태인데, 무슨 말인가?
오줌 안에 있는 수컷의 강력한 페로몬에 정신이 번쩍 든 것이다. 곧이어 그 페로몬에서 느낀 강한 수컷을 받아들이기 위해 뱃속의 태아를 없애는 작업을 시도한다. 전임 대장과의 사이에서 생긴 태아를 낳아봤자 기를 수 없다는 현실을 막연히 느끼고 있다가 새 수컷의 강력한 페로몬에 자극 받아 유산을 결심하고, 그것이 몸에 전해져 유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새 수컷이 무서워서만 유산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암컷으로서는 새롭고 강력한 수컷과 새끼를 만들어 키워야 자신의 영화가 보장되고, 튼튼한 자손을 많이 퍼뜨릴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는 것이다.
1959년 영국의 동물학자 부르스(Bruce)에 의해 발견된 ‘부르스 효과’는 처음에는 사슴쥐 등 설치류에서 발견되었고, 나중에는 사자 같은 큰 동물과 영장류에 해당하는 원숭이들까지 그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치류는 보다 강력한 수컷이 나오거나 혹은 수컷하고 단둘만 살게 되었을 때 먼저 임신했던 새끼를 유산한다. 또 사자나 영장류는 대장이 바뀌었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어찌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한 약자의 생존방법이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이유는 더 뛰어난 자식을 낳고 싶은 모성이 만드는 것이다.
역에서도 ‘강력하고 어진 사람을 억지로라도 붙들어 매고 좇아가며 얽히는 것이니 그래야 종족이 크게 번창할 것이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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