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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302​​박만수의 관물점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며 같은 기운끼리는 서로 구한다. 물은 젖은 데로 흐르며 불은 마른 데로 나아가며, 구름은 용을 좇으며 바람은 범을 따른다” (건괘 문언전).

 


 

이번 호에서는 대산 김석진 선생님께서 강의시간에 여담으로 들려주셨던 박만수 선생의 격물치지(格物致知)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박만수 선생의 격물치지는 주변의 사물을 보고 유추해서 상대방이 묻는 것에 대해 답을 해주는 방법으로, 일종의 관물점(觀物占)이다.

 

화창한 봄 어느 날 박만수 선생이 제자들과 글방 마루에 앉아 있는 데 어떤 노파가 조그만 보따리를 들고 글방 쪽으로 오고 있었다. 제자 중 한 사람이 선생님, 저 노파가 가지고 오는 보따리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아마도 밤 같다.” “밤이라면 몇 개나 될까요?” “예순네 개다그 말을 들은 제자가 얼른 확인해 보니 틀림없었다.

 

어떻게 밤인 줄 아셨습니까?” “너희들이 보따리 속의 물건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에 까치가 집을 짓기 위해 나무를 물고 서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서녘 서(西)’ 밑에 나무 목()’을 하면 밤 률()’자가 된다. 그래서 밤인 줄 알았다” “예순네 개라는 것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 까치가 날개를 팔팔거리며 날아갔는데 ‘8×8=64’이니 예순네 개라고 하였다

 

또 물가에서 낚시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는 제자들이 물었다. “선생님, 저기 물가에서 낚시하는 사람이 고기를 얼마나 낚았을까요?” “열여섯 마리 낚았다제자들이 가서 확인해 보니 망태에 열여섯 마리가 있었다. “선생님, 어떻게 열여섯 마리인 줄 아셨습니까?” “우리가 길을 가다가 고기 낚는 것을 보았으니 갈 행()’자에 고기 어()’자가 된다. 두 글자를 합하면 저울대 형()’자가 되는데, 저울의 한 근()이 열여섯 량()이 되므로 그렇게 유추했다

 

하루는 선생이 아침 일찍 동네 앞길을 산책하는데, 이웃에 사는 농부 한 사람이 급히 달려왔다. “간밤에 저희 집 살림 밑천인 소를 잃어버렸는데, 제발 찾아주십시오하고 애걸했다.

 

선생이 이럴 시간에 빨리 강가 나루터에 나가보게, 혹 그 소를 배에 싣고 있을지도 모르니하고 급하게 보냈다. 농부가 급하게 나루터에 가보니 도둑이 소를 배에 막 실으려 하고 있었다. 뱃사공에게 말해서 도둑을 쫓고, 잃어버린 소를 찾을 수 있었다.

 

농부가 고마워하며 술을 받아 찾아왔다. “어떻게 도둑이 거기에 있는지 아셨습니까?” 하니 선생이 자네가 소를 잃어버렸다고 하며 찾아달라고 말할 때에 쥐가 도랑을 건너려다 우리 때문에 못 건너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보았네. 쥐는 사람으로 치면 도둑이고, 도랑은 강일세하고 대답했다.

 

세상 사람의 생각은 다 비슷하다. 내가 아침에 출근을 하면 다른 사람도 출근하고, 비가 와서 우산을 쓰면 다른 사람도 우산을 쓰기 마련이다. 내가 좋으면 남도 좋아하고, 내가 싫으면 남도 싫어한다. 특히 내 주변은 같은 기운이 도는 비슷한 환경이므로 그 안에서 활동하는 생명체의 느낌과 행동이 대동소이하다. 그러므로 주변을 잘 살펴서 내가 알고 싶어 하는 일에 유추해 보면 원하는 답을 알 수 있고, 그것이 격물치지이고 미래를 점치는 일이 되는 것이다.

 

역에서도 같은 소리는 서로 어울리고 같은 기운끼리는 서로 좋아하며, 양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음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기 마련이다. 서로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고, 끼리끼리 모이고 좋아한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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