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전 기획예산팀장 G 씨는 비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명을 쓰고 직장에서 내쫓겨 고통을 겪다 세상을 떠났다. G 씨의 누명을 벗기려던 직장 동료들도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은폐돼 왔던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비리 사학의 실상을 들여다본다. 이 사건은 유림 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공자는 “사람의 삶은 곧게 마련인데, 곧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것은 요행히 화나 면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 편집자 주 -
‘적폐 청산’의 첫 번째로 사학비리를 손꼽는 이유는 다수 사학에서 비리가 일상화돼 있고 비민주적 학사 운영으로 골병이 들대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터지는 사학비리 사건마다 그 규모는 수백억 원 또는 천억 원대에 이르지만 그것도 드러난 일부에 불과하다.
비리를 저지르는 방법도 ‘교비를 자기 돈처럼 쓰기’, ‘공사비나 물품비를 과다 계상해 돌려받기’, ‘교수 채용 대가로 금품 받기’, ‘대학 주변에 땅 사놨다가 땅값 부풀려서 교비로 매입하기’, ‘사업체 만들어 일감 몰아주기’ 등 국민들의 상상을 넘는다.
이런 사학비리 사건들은 하루아침에 저질러진 게 아니다. 일차적인 책임은 재단에게 있지만 사학 내부의 부역자들과 끈끈한 먹이사슬 관계로 맺어진 외부의 조력자들이 도와서 오랜 동안 지속적으로 저질러져 왔다.
누군가 조금이라도 바로잡으려 하면 내부의 부역자들은 그 사람을 내쫓기 위해 혈안이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눈 감고 외면하기 일쑤다. 괜히 나서봐야 자기만 손해를 볼 일에 모른 척 하는 것이다.
비리가 드러나면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압박하고 은폐에 동참을 강요한다.
G 씨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들은 이 같은 사학비리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며 지금 잘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 한 마디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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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도 지역 언론에 G 씨 사건과 대구한의대 비리가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었다. 대구한의대는 어떤 해명이나 변명도 없이 지침을 내려 구성원들을 포털사이트에 등장하는 관련 검색어 내리기에 동원하고 한 해 전 보도자료까지 재탕 삼탕 하며 비리 사학의 치부를 가리는 데만 급급했다. 위 내용은 대구한의대 학술정보팀에서 대학 구성원들에게 내린 지침과 포털사이트 검색어 입력 리스트이다.
대필(代筆) 논문으로 박사학위 취득
대학 총장이라는 직은 학문과 인격을 갖춰야 함은 물론 사회지도자로서 도덕적 수범(垂範)이 강하게 요구된다. 그것은 학문연구와 인재양성이라는 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을 다하기 위한 대학의 양심이 총장에 의해 표상되기 때문이다.
대구한의대 총장인 변창훈 씨는 경북 Y대에서 2003년 12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G 씨의 업무노트와 기록에는 변창훈 씨의 박사학위 논문 대필 관련 내용과 정황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그에 따르면 변창훈 씨는 박사학위 논문을 같은 과 A 씨에게 대필시켰다. 하지만 대필하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변창훈 씨는 애초에 자신의 박사논문 대필을 조건으로 1996년 A 씨를 교수로 채용했다.
그러나 고교와 대학 선배인 A 씨가 대필을 계속 미루자 변창훈 씨와 A 씨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주변 다른 교수들이 나서서 무마했다. 결국, A 씨는 2003년 변창훈 씨의 논문을 대필했으며 변창훈 씨는 대필 비용으로 A 씨에게 1천만 원을 건넸다.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는 원만하지 않았다. 대필 논문도 중간에 다른 학과 교수인 L 씨를 끼워 넣고 주고받았으며, L 씨가 윤문까지 해줬다.
변 총장이 건넨 1천만 원은 11호관(바이오센터) 공사리베이트로 받은 3억 원 중 일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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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선 안 부분에는 "박사학위 논문을 △△과 ○○○ 교수에게 대필시켜 이것 또한 교수사회에 소문이 나서 수습이 되었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변창훈 씨와 A 씨는 박사학위 취득 후에도 갈등이 멈추지 않았고, A 씨는 교직원들과 술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박사학위 논문 대필을 폭로했다. 이 때문에 변창훈 씨의 박사학위 논문 대필은 대구한의대 내 웬만한 교수 직원들은 다 알게 됐다.
A 씨와 L 씨의 이름은 변창훈 씨의 박사논문과 또 다른 의혹인 미국 석사 논문에도 다 등장한다.
논문 표절 의혹으로 국무총리도 낙마하는 시대다. 하물며 박사논문 대필이 드러나고 석사 논문마저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 총장 자격이 문제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jtbc 뉴스 앵커브리핑에서 앵커는 10년 전 장자연 사건을 말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잊혀진 사건을 되짚으려는 노력은 시작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세상은 달라졌을까…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의 가수이자 배우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진실은 태양과 같다. 잠깐은 막을 수 있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Truth is like the sun. You can shut it out for a time, but it ain't going away)’”
앵커가 인용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이 말은 변창훈 씨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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