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는 예서(禮書)들의 심한 오류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보고 집필을 고민하던 중 『주자가례(朱子家禮)』, 예학(禮學)의 종장인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선생의 『가례집람(家禮輯覽)』, 시남(市南) 유계(兪棨) 선생의 『가례원류(家禮源流)』 내용을 참고하고, 도암(陶菴) 이재(李縡) 선생의 『사례편람(四禮便覽)』에 근거하여 기제사를 정리했다. 바른 제례의식(祭禮儀式)을 몰라 당황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 필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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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례집람』(국립민속박물관)
기제사란?
1. 고조(高祖)까지의 조상에 대하여 돌아가신 날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2. 기제사는 각설(各設)과 합설(合設)이 있다. 각설은 기일에 돌아가신 당사자 한 분씩 각각 모시는 제사이고, 합설은 배우자까지 함께 모시는 제사이다. 각설이 바른 예법이나, 인정(人情)상 합설도 가능하다는 것이 예학자들의 공론이다.
기제사의 절차
제사(祭祀)를 지낼 때는 제사 음식의 많고 적음보다는 정성(精誠)과 공경(恭敬)으로 못 다한 효(孝)를 극진히 하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예기(禮記)』“追養繼孝, 報本反始”)
1.재계(齊戒):제사지낼 사람은 출입을 자제하고 근신하며 오직 제사만을 생각한다.
2.설위진기(設位陳器):병풍, 교의, 제상, 향안, 주가, 소탁 등의 자리를 배치한다.
3.제주수축(題主修祝):지방과 축문을 작성한다.
4.점촉(點燭):촛불을 켠다.
5.설소과주찬(設蔬果酒饌):제사 음식을 순서대로 차린다.
6.봉주취위(奉主就位):사당이 있으면 신주를 모시고 없으면 지방을 모신다.
7.분향강신(焚香降神):초혼(招魂) 의식. 세 번 향을 사른 후 재배(再拜:두 번 절함)한다.[주인]
8.강신뇌주(降神酹酒):백(魄)을 부르는 의식. 세 번에 나누어 술을 모사기에 따른 후 재배한다.[주인]
9.참신(參神):조상을 뵙는 의식. 남자는 재배 여자는 4배한다.[전원]
10.진찬(進饌):제사 음식을 데워서 올리는 절차이다.
11.초헌(初獻):첫 번째 술을 올리는 의식이다.[주인]
①전주(奠酒) - 술을 올린다.
②제주(祭酒) - 올린 술을 세 번에 나누어 모사기에 지운 후 다시 술잔을 제자리에 올린다.[俯伏 → 興 → 小退 → 立(3獻 동일)]
③전적(奠炙) - 간꼬치(간적)를 올린다.
④계반개(啓飯蓋) - 메와 갱 등 제사 음식의 덮개를 연다.[집사]
⑤독축(讀祝) - 축이 축문을 읽는다.[참례자 전원 꿇어앉음]
⑥곡(哭) - 哀來時 自當有哭
⑦ 재배(再拜) [주인]
⑧ 퇴주철적(退酒徹炙) - 술을 퇴주기에 비우고 간적은 내린다.[집사]
12.아헌(亞獻):두 번째 술을 올리는 의식이다.[주부]
①전주(奠酒)
②제주(祭酒) [俯伏 → 興 → 小退 → 立(3獻 동일)]
③전적(奠炙) - 육적
④ 4배[주부]
⑤퇴주철적(退酒徹炙)
13.종헌(終獻):세 번째 술을 올리는 의식이다.(술은 조금 적게 올린다.)
[연장자 또는 제주의 동생이나 장남]
①전주(奠酒)
②제주(祭酒) [俯伏 → 興 → 小退 → 立(3獻 동일)]
③전적(奠炙)-육적
④ 재배
[퇴주철적을 하지 않음]
14.유식(侑食):조상께서 더 잡수시기를 권하는 의식이다.[夫婦]
①첨작(添酌) - 종헌 잔에 주전자로 술을 가득 따르는데 약간 넘쳐도 된다.[주인]
② 삽시정저(扱匙正箸) - 시접의 숟가락 앞면이 동쪽을 향하게 꽂고 젓가락을 시접에 바르게 올려놓는다.[주부]
③ 주인은 재배하고 주부는 4배한다.
15.합문(闔門):문을 닫고 문 밖에서 서있는다. 문이 없으면 병풍으로 가린다.
16.계문(啓門) : 조금 기다렸다가 축이 세 번 기침을 한 후 모두 들어간다.
17.진숙수(進熟水):갱을 내리고 그 자리에 물을 올리고 수저를 담근다. 물에 밥을 마는 것은 바른 의식이 아니다.[부부: 主婦 先降復位]
18.하시저(下匙箸) : 조금 기다렸다가 숟가락과 젓가락을 내려 시접에 담는다.[집사]
19.합반개(闔飯蓋):열었던 덮개를 모두 덮는다.[집사]
20.사신(辭神): 신을 보내는 의식. 남자는 재배하고 여자는 4배한다.[전원]
21.분지축문(焚紙祝文):지방과 축문을 불에 태운다.[주인]
22.철상(徹床):제사 음식을 치우고 제사에 사용한 기구를 정리한다.
※ 기제사에는 음복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차마 고기와 술을 입에 댈 수 없기 때문이다.
※ 현대의 예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기제사를 길제(吉祭)라고 하며 국민을 오도(誤導)하고 있다. 그러나 주자, 퇴계, 율곡, 사계, 다산 등등 그 어느 선현(先賢)도 길제라고 말한 사람이 없다.


사례편람(四禮便覽) 설찬도(設饌圖)
제사 상식
1. 제주(祭酒) : 제주는 쌀로 담근 것을사용한다.
2. 촛대[燭] : 제상에서 촛불의 의미는 제사음식을 밝게 비추는 데 있다. 현대의 초는 의식용으로 그 의미가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
3. 지방(紙榜) : 돌아가신 조상의 혼백이 제사를 지내는 동안 머무르는 곳이다. 그래서 조상신을 보내드리는 절[辭神]을 하고 난 뒤에는 지방을 태운다.
4. 예절방위(禮節方位) : 자연의 동서남북과 상관없이 신위를 모신 곳을 북쪽으로 설정한다.
5. 과일의 위치(果實位置) - 과일별 위치가 명시되지 않은 이유는 계절과 지방에 따라 생산되는 과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홍동백서·조율이시·조율시이 등은 전혀 근거 없는 속설이므로 가풍에 따라 자연스럽게 놓으면 된다.
6. 우수진유(右首進腴) : 생선의 머리는 서쪽을 향하고 꼬리는 동쪽을 향하며 배[腹]는 신위 쪽을 향하도록 한다.(『예기』)
7. 천산양수 지산음수(天産陽數 地産陰數) - 하늘에서 나는 제찬 즉 고기, 생선 등은 그릇 수가 홀수이고, 땅에 뿌리를 박은 나무에서 나는 과일 등은 짝수이다.
8. 3탕은 율곡(栗谷) 이이(李珥) 선생이 창안한 것이므로 참작하여 진설한다.
방동민 / (사)석전대제보존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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