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현직 검사가 자신이 겪은 성추행 경험을 증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검사는 지난 1월29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성추행 사실과 은폐 과정을 밝히고, 이날 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 내에 성추행이나 성희롱뿐만 아니라 성폭행을 당한 사례도 있었지만 전부 비밀리에 덮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8년 전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간부 검사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고 인사 불이익을 받은 사실을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하며, "범죄 피해를 입었음에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감과 괴로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출연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스스로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 범죄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밝혔다.
이 증언에 대해 한 방송에서는 "역사적 이정표 같은 인터뷰였다. 힘든 인터뷰로 인해 같은 처지에 있는 여성들에게 위로와 격려,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한 신문 사설에서는 "한 현직 여성 검사가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이후 인사 불이익을 겪었다는 주장을 검찰 내부망에 실명으로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며 "이번 글은 그 무게가 남다르다. 우리 사회의 가장 폐쇄적이고 권력서열이 엄격한 검찰 조직 내부에서 나온 목소리이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파문이 커지자 검찰총장은 "사안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진상조사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증언 검사의 용기를 응원하고 피해자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함께 하겠다며 철저한 조사와 조치를 촉구했다.
이 인터뷰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검사가 직접 나와 증언을 한 것도 그렇지만 내용도 충격적이다. 정의 구현을 말하는 검찰 조직이 어느 정도까지 추락했는지 아주 생생하게 보여줬다.
부당하다고 얘기하고 싶었던 그에게 동료 검사들은 "너 하나 병신 만드는 건 일도 아니다. 지금 떠들었다가는 그들은 너를 더더욱 무능하고 문제 있고 이상한 검사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입 다물고 그냥 근무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법무부에 의사 표시를 해보기도 했지만 "검사 생활 얼마나 더 하고 싶나. 검사 생활 오래 하고 싶으면 조용히 상사 평가나 잘 받아라"는 답변뿐이었다고 한다.
검찰 조직이 이런데 다른 곳은 어떻겠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동안 우리는 정의롭게 양심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언제나 손해를 보고, 그래서 부모도 자식에게 그렇게 살라고 가르치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살았다. 공정함은 편법에 유린당하고 합리는 힘 있는 자의 횡포 앞에 언제나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래서 결국 힘이 곧 정의가 된 사회, 이기기만 하면 그 과정상의 모든 것이 정당화되어 모두가 떠받들어 주는 그런 사회를 살아왔다.
정의, 양심, 질서, 상식, 공정, 합리, 관용, 배려와 같은 개념들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현실을 직시하라고 한다.
이러한 때 용기 있는 검사 한 사람의 증언이 던지는 메시지의 무게는 천근 만근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는 "우리 스스로 내부로부터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작은 발걸음이라도 된다면 하는 소망으로,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간절함으로" 글을 쓴다고 밝혔다. 그 소망과 간절함은 우리 사회와 후손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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