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복지의 화려한 구호 뒤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미약한 존재들이 눈물 흘리고 있다. 최근 경기도가 포퓰리즘식 보편 복지 정책의 여파와 심각한 세수 부족으로 재정 파탄 위기에 직면하면서, 당장 생존을 위협받는 취약계층의 복지 예산부터 삭감이 우려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보듬어야 할 복지의 본래 기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기도의 재정 결손 상태는 이미 경고등을 넘어 심각한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2025년 말 민선 8기 김동연 지사는 2026년 예산을 수립하면서 경기도가 가장 먼저 돌아보고 챙겨야 할 최약자들의 복지 예산 2,500억 원을 대폭 삭감하여 사회적 약자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어 민선 9기로 당선된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약자들을 위한 2026년 예산이 8개월분밖에 편성되지 않아 추경을 해야 함에도, 재정 결손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은근히 약자 복지 예산 삭감을 염두에 둔 듯 군불을 지피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 생존권 보장, 어르신들의 일상생활 지원, 발달장애인 지원센터, 성폭력 상담소, 자살예방센터 등 도민의 가장 약한 고리를 지탱하던 현장 사업들이 예산 소진으로 중단되거나 서비스가
세상이 참 많이 좋아졌다고들 말한다. 첨단 기술이 삶을 바꾸고, 'K-복지'의 화려한 구호가 연일 미디어를 장식한다. 하지만 그 화려한 수사 뒤편,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의 삶은 여전히 시커먼 절벽 앞에 서 있다. 대한민국에서 휠체어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 순간 자신의 존재가 거부당하고 지워지는 경험을 견뎌내는 일과 같다. 우리는 흔히 ‘복지’라는 말을 좋은 뜻으로 쓴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복지는 그 출발점부터 일그러져 있다. 우리 사회의 복지는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을 전제하지 않는다. 그저 시혜를 베풀어야 할 대상, 집 안에 머물게 하고 돌봐야 할 ‘관리 대상’으로만 장애인을 바라본다.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은 번드르르하게 하면서도, 정작 구조적인 배제와 시혜적 시선만을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것이 지금의 가혹한 현실이다. 이 일그러진 복지의 민낯이 가장 처절하게 드러나는 지점이 바로 ‘이동권’이다. 이동은 인간 존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다. 몸을 움직여 이동할 수 있어야 직장에 가고, 병원에 가고, 학교에 가고, 복지관에 가며 동료 시민들과 부대낄 수 있다. 이동이 막히면 삶 전체가 지워진다. 하지만 휠체어 장애인들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을 감내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이동하고, 배우고, 일하고, 즐기는 일상적 행위조차 스스로 끊임없이 요청하고 증명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는 일이다. 비장애인에게는 공기처럼 당연한 권리들이 장애인에게는 여전히 ‘특별한 배려’로 취급된다. 이 차이는 단순한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구조적 문제다. 저상버스를 기다리며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정류장의 공기, 단 5cm의 턱을 넘지 못해 수 킬로미터를 돌아가야 하는 길 위의 고립감, 그리고 누군가의 선의 없이는 문턱조차 밟지 못하는 공공시설들. 이 모든 장면은 단순한 ‘불편’의 기록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장애인을 동등한 주권을 가진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다. 흔히 사람들은 장애 문제를 ‘복지’의 틀 안에서만 바라본다. 예산을 얼마나 배정했는지, 어떤 혜택을 주었는지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축소시키는 지극히 시혜적인 시선이다. 장애인의 삶은 누군가의 자비에 기대어 연명하는 대상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문제다. 경사로 하
◇ 대한민국에서 장애 당사자로 산다는 것 세계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이라 부르고, 세상이 참 많이 좋아졌다고들 말한다. 빌딩숲은 화려해졌고 디지털 기술은 세계 최고를 달린다. 하지만 그 화려한 풍경 뒤에서, 여전히 누군가의 삶은 지독하게 고달프다. 바로 대한민국에서 장애 당사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여전히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없고, 하고 싶은 것은 으레 참아야만 하는 것. 그것이 2026년 오늘을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마주한 서글픈 현실이다. 필자의 삶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2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방위산업체에서 묵묵히 직장 생활을 했던 시기, 그리고 이른바 ‘장판(장애인 인권 운동 판)’에 들어와 장애인 활동가로 살아온 지난 10여 년의 세월이다. 돌이켜보면 전자의 삶은 ‘세상에 나를 맞추며’ 숨죽여 살았던 시기였다면, 후자의 삶은 “세상아, 니가 내게 맞춰라!”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투쟁의 연속이었다. 이 외침은 이기적인 요구가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선언이다. 수많은 장애 동지들의 피와 땀, 눈물 섞인 외침 덕분에 세상이 조금은 변했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장애 당사자들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가장 기본
용인시 장애인 체육의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3만8000여 명의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마주한 체육 환경은 열악함을 넘어, 지역 복지의 빈틈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장애인 복지와 체육 인프라 구축은 시혜적 차원의 사업이 아니다. 장애인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 사회 참여를 넓히며,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와 돌봄 비용을 줄이는 가장 선제적인 공공 투자다. 그럼에도 용인시 장애인 체육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체육관은 물론, 생활체육의 기본 시설이라 할 수 있는 수영장조차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장애인 공공복지와 체육 인프라가 도시 규모에 걸맞게 갖춰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나마 조성된 론볼경기장도 접근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가파른 언덕 위에 위치해 겨울철이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날에는 차량 접근조차 쉽지 않다는 불편이 제기된다. 장애인 체육시설이라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이동 편의성과 안전성이다. 그런데 실제 이용자의 동선과 환경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이는 공급자 중심 행정의 한계를 보여
코스피 9,000 시대, 반도체 수출 호황과 증시 활황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역대급 초과 세수가 예상된다는데, 민선 9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마주한 민선 8기 도정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누적 채무 7조 원이라는 거대한 불명예와 함께, 방만한 재정 운영의 여파로 예정된 핵심 사업마저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비상경영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중앙정부의 초과 세수와는 반대로 경기도의 세수 결손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취득세 감소라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하더라도, 경기도의 재정이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데에는 전임 지방정부의 정교하지 못한 재정 운용과 퍼주기 행정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 이에 다시 2025년 경기도의 최약자들이 예산 삭감으로 고통받고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치던 기억이 소환된다. 그러니 우리가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재정 수치의 위기 그 자체가 아니다.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명분 아래 진행될 '칼날의 방향'이다. 재정 정상화라는 엄격한 잣대가 가리키는 곳이 또다시 사회적 최약자들의 삶의 보루라면, 그것은 행정의 실패를 넘어 공동체의 도덕적 파산과 다름없다. 이미 우리는 지난 2025년, 경기도가 재정 부족을 이유
지난 6월 15일부터 오는 18일까지는 용인특례시가 지정한 ‘장애인 행복주간’이다. 이 기간 동안 용인시에 거주하는 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중증장애인에 한함)에게는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다. 어제 나는 센터의 ‘장애인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에 참여하는 장애인 직원들과 함께 에버랜드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여가를 넘어, 우리 사회의 장애인 인식개선 현황을 체감하고 현장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직접 모니터링하며 문화체험을 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초여름의 활기찬 공기 속에서 에버랜드를 자유롭게 오가는 수많은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밝은 표정을 보며, 가슴 한구석에서 깊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러나 동시에 여전히 완벽하지 못한 이동의 제약들과, 그들에게 더 넓은 권리와 일상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교차하는 하루이기도 했다. 매년 찾아오는 이 짧은 행복주간이 품은 거대한 가치를 바라보며, 나는 문득 이 제도가 처음 세상에 나오던 수년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사실 에버랜드와 민속촌 무료입장이라는 복지 성과는 내가 처음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이자 장애인단체 용인시 지부장으로 합류했을 때, 용인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