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25일 앞둔 정치권의 핵심 쟁점은 단순한 여야 판세가 아니다. 39년 만의 헌정 체제 개편 논의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사실상 선거 이후로 밀리면서, 이번 정국은 ‘누가 이기느냐’보다 ‘왜 합의하지 못했느냐’를 묻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헌법 개정은 한 정당의 선거 전략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큰 틀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대통령 권한, 국회 책임, 지방분권, 기본권 확대 등은 여야가 이해득실을 넘어 국민 앞에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충분한 공론화와 타협의 시간을 만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헌법안 무산은 제도 개혁의 좌절이자 정치 소통의 실패로 남게 됐다. 이번 주 정치판을 관통하는 사자성어는 ‘정출다문(政出多門)’이다. 정사가 여러 문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권한은 나뉘었으나 책임은 모호하고, 말은 많으나 결론은 없는 정치의 난맥상을 가리킨다. 지금의 개헌 정국이 그렇다. 대통령실, 여야 지도부, 국회, 사법 이슈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합의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여야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각 유리한 프레임을 앞세우고 있다. 여당은 높은 국정 지지율과 민생 행보를 내세우며
숫자만 보면 14곳의 빈자리를 채우는 재보궐선거다. 그런데 판의 크기와 정치적 성격을 보면 미니 총선에 가깝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경기 평택을에 출사표를 던졌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 북갑에서 무소속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천 연수갑에서 정치 재기를 노리며,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경기 하남갑에 배치됐다. 이뿐만 아니다.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인천 계양을에, 전은수 전 청와대 대변인은 충남 아산을에 전략공천장을 받았다. 지방선거와 나란히 치러지는 무대에 중앙정치의 거물들이 앞다투어 밀려들고 있다. 국회의원은 본디 입법과 예산, 국정 견제라는 중앙정치의 책무를 지는 자리다. 그럼에도 지역구 국회의원은 동시에 한 지역의 팍팍한 현실을 끌어안아야 하는 대표자다. 중앙에서 나라의 큰 방향을 논하더라도, 그 출발점은 자신이 딛고 선 지역의 구체적인 삶이어야 한다. 지역의 산업과 교통, 무너지는 상권의 현실을 알지 못한다면, 중앙정치의 언어가 아무리 화려한들 공허할 뿐이다. 이 대목에서 백성을 기르고 돌본다는 목민(牧民)의 도를 다시 곱씹게 된다. 과거 지방 행정을 맡았던 수령과 오늘의 국회의원을 같은 선상에 놓
◇ 이민위천(以民爲天)의 노동절, 노사 상생의 길을 열다 63년 만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 기념식이 청와대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동과 기업의 상생’을 천명했다. 특히 양대 노총 위원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화이부동(和而不同), 즉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룬다는 유교적 화합의 가치가 현대 사회에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백성을 하늘로 삼는다는 이민위천의 정신은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며, 기업과 노동계의 공존은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굳건한 주춧돌이 될 것이다. ◇ 다가온 6·3 지방선거, 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임을 잊지 말아야 오는 6월 3일 치러질 지방선거를 꼭 30일 앞두고 여야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동절 당일 평택 등 충청·경기권을 누비며 지원 유세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대구 달성군에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단수 공천하며 텃밭인 영남권 보수 결집에 사활을 걸었다. 현재 여론조사 상으로는 광역단체장 10곳 중 9곳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 우위를 점하며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맹자는 “백성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학생 통학 지원 체계를 제도화하는 「학생 통학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가정 형편에 따른 교육기회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법안명은 이른바 ‘스쿨버스 지원법’이다. 현재 학생 통학 지원은 관련 근거가 여러 법령과 사업에 흩어져 있다. 특히 소규모 학교 통합, 농어촌 학교 재배치, 원거리 통학 증가 등에 대응할 체계적인 법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언주 국회의원은 “학생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당연한 책무”라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법안의 핵심은 통학 지원의 책임과 운영 방식을 명확히 하는 데 있다. 교육감 소속 학생통학지원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역별 학생 통학 여건을 반영한 통학지원 통합운영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지원 대상도 구체화했다. 특수교육대상자, 재난 지역 학생, 농어촌 학생, 원거리 통학 학생 등이 통학비용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학생 통학 거리와 대중교통 여건에 대한 실태조사도 법안에 담겼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 통학지원 정보체계를 구축하고, 통학버스
한·싱가포르 의원친선협회장인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6일부터 28일까지 싱가포르를 방문해 공급망 안정, 투자 유치, 에너지 협력, AI 제조혁신 등을 주제로 의원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방문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 의원은 산업통상 분야 주요 일정에서 여한구 통상본부장과 동행하며 통상·투자·물류·AI 산업 전환 현안을 점검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이 의원은 27일 다국적 원자재 트레이딩·물류 기업인 트라피구라와 비톨을 방문했다. 이어 동남아 이커머스 기업 쇼피, 싱가포르항을 관리하는 싱가포르항만공사,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Global 관계자들과도 면담했다. 간담회에서는 에너지 수급, 공급망 재편, 유통망 안정, 물류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 디지털·공급망·에너지 부문을 담당하는 탄시랭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제2장관과의 면담도 진행됐다. 28일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글로벌 투자부문 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양국 첨단산업 투자 확대, 한국판 테마섹 설립 구상, 관련 자문 요청, Pax Silica 투자 컨소시엄 공조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창업(創業)은 무릇 쉽고, 수성(守城)은 진실로 어렵다(創業易 守成難)” 《정관정요(貞觀政要)》에 전하는 이 말은 권력을 얻는 일보다, 그 권력을 바르게 유지하고 지켜내는 일이 더 어렵다는 뜻이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도 이 ‘수성의 지난함’을 떠올리게 한다. 정치권의 시선은 빠르게 재보선 공천으로 옮겨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광역단체장 공천을 상당 부분 마무리한 데 이어, 5월 첫째 주 전후로 재보선 후보군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선거는 단순히 지역 일꾼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 지방 권력 재편과 국회 의석 보완이 함께 이뤄지는 만큼, 현 정치 구도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함께 띠고 있다. ◇ 최대 두 자릿수 ‘미니 총선’… 자당 책임론 속 고단한 방어전 이번 6·3 재보궐선거는 현재 일부 선거구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방선거 출마에 따른 의원직 사퇴와 경선 결과 등이 맞물릴 경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자릿수 재보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실상 전국 민심의 풍향계를 읽을 수 있는 ‘미니 총선’급 선거로 번질 수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인도·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여야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공방과 전열 정비를 동시에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순방에서는 베트남과 교역 확대 및 인프라 협력 강화, 인도와 공급망 대응 협력체계 구축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정부는 이를 ‘경제 외교 성과’로 평가하고 후속 협력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정치권은 지방선거를 40일 앞두고 긴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도부 방미 일정과 관련된 ‘직급 논란’으로 내부 비판이 확산되는 가운데 공천 갈등까지 겹치며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대구시장 선거를 둘러싼 변수도 이어졌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5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진영 분열 차단을 이유로 들었다. 당 지도부는 후속 공천 정리에 착수했다. 국회에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본회의 보고를 앞두고 있어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외교·안보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26조200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고유가 대응과 민생 안정 중심으로 집행하고 있다. 여야는 추경 효과를 두고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지방선거를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와 관련해 폐지 논의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일부 비거주자에 대한 제도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은 1주택자 장특공 폐지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실거주자 및 불가피한 사유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혜택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장특공 제도 일부를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투기 목적이 아님을 입증할 때 공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당내 공식 논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사유로 살고 있지 못하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까지 장특공을 폐지해 발생할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비거주 사유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투기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주 여부 확인은 어렵지 않고, 직장 문제 등 비거주 사유를 입증하면 장특공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특공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12억원 초과 1주택자에게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해주는 제
유교신문 | 2026년 상반기 국회가 극한 대립과 부분 협치를 동시에 보이는 ‘이중 구조’를 고착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특검법·선거제·방송법 등 핵심 쟁점에서는 충돌을 이어가면서도, 비쟁점 민생 법안은 별도로 분리해 합의 처리하는 ‘투트랙 입법’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1월 29일 본회의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당시 여야는 반도체특별법을 포함한 민생·비쟁점 법안 90여 건을 한꺼번에 처리했다. 상임위를 통과하고도 정쟁 속에 계류돼 있던 법안들을 선별해 ‘우선 처리 목록’으로 묶은 뒤, 원내 협의를 통해 본회의에서 일괄 의결한 것이다. 이후에도 국회는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본회의마다 수십 건 규모의 비쟁점 법안이 합의 처리되는 반면, 권력 구조와 직결된 핵심 정치 사안은 여전히 평행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회는 ‘충돌과 협력의 병행’이라는 이중적 운영 방식을 구조화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원내수석부대표와 상임위 간사가 중심이 된 실무 협의 채널이 입법을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는 축으로 자리 잡았다. 쟁점 법안은 지도부 간 대치 국면에 묶여 있는 반면, 비쟁점 법안은 실무 라인에서 사전 조율을 거쳐 처리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