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율곡 이이를 비롯한 유교 성현들께서 수없이 읽고, 아마도 기억 속에 모두 담았을 유교 경전의 내용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거의 그대로 적용되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주역』 「곤괘(坤卦)」 문언전(文言傳)의 ‘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은 재앙이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라는 문구는 세상을 더 많이 살며 갖가지 일을 겪은 어른이나 선배들이 철 모르고 경거망동하는 젊은이와 후배들에게 말이나 글로 직접 알려줄 정도로 유명하다. 여기서는 ‘남은(餘)’의 의미가 중요한데 지금의 행동 하나하나는 당장의 결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 자손과 후손들에게도 여파가 미칠 정도로 중요하고, 따라서 거짓과 악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 진실과 선을 추구해 가는 것이 인간의 길임을 강조한다.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들은 정당하고, 자신있는 권력일수록 모든 것을 드러내고, 서로 의논하며, 때로는 더디더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왔음과 부당하고, 자신없는 권력일수록 모든 것을 숨기고, 극소수만 논의하여 결정하며,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속전속결 형태의 일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 전문점이 아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같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3의 공간(Third Place)'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집과 직장 사이에서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해 왔다.국내 스타벅스 역시 이러한 철학을 앞세워 "모두에게 열린 공간"을 강조하고 있으며, 1999년 이대점 1호점을 시작으로 2025년 말 기준 전국 2115개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 3위 규모 시장으로 성장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스타벅스를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일상과 문화를 담는 생활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방향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실제 스타벅스는 커뮤니티 스토어 운영,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 확대, 친환경 캠페인, 지역사회 공헌 활동 등을 통해 ESG와 포용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애인의 눈으로 바라본 스타벅스는 과연 "모두에게 열린 공간"일까? 스타벅스 현실은 기업이 내세우는 철학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전국 수천 개의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상당수는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화장실이 아예 없는 곳도 있고, 설치되어 있더라도 휠체어가 회전할 공
사건과 사고는 어느 기업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분쟁도 마찬가지다. 거대한 사업을 벌이고 수많은 협력업체와 거래하는 기업이라면 모든 위험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기업의 진면목은 일이 벌어진 다음에 드러난다.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사실을 투명하게 밝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책임의 범위를 좁히고 침묵으로 시간을 버는 기업도 있다. 지금 포스코에 필요한 것은 사건이 없었다는 항변이 아니라, 사건이 벌어진 뒤 무엇을 알고 있었고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한 솔직한 설명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 관련 소식을 취재하는 동안 이 오래된 속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살타주 법원은 포스코 현지 리튬 사업법인 명의의 은행 계좌에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리튬 프로젝트 기반시설 공사를 맡았던 현지 업체가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제기한 청구에서 비롯된 조치다. 포스코홀딩스는 가압류 대상이 지주사 계좌가 아닌 현지 자회사 계좌이며, 실제 동결된 금액도 일부 국내 보도에서 언급된 수백만 달러가 아니라 약 30만 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계좌 명의와 금액에 관한 회사의 정정은 받아들일 부분이다. 사실관
용인특례시의회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핵심 공공 인프라 사업을 거듭 부결시키며 정쟁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용인시 반다비체육관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또다시 부결되었다. 겉으로는 ‘과다한 예산’ ‘시민 혈세 투입’과 ‘향후 적자 운영’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 깔린 비타협적 정치 셈법과 참담한 장애 감수성의 부재를 지켜보는 지역 사회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용인시 관내 장애 출현율은 약 3.6%로, 전국 평균(5.2%)을 밑돈다. 장애인 인구가 적은 것은 결코 살기 좋은 도시라서가 아니라, 무장애 편의시설과 공공 체육·문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장애인이 정주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음을 방증한다. 수십 년간 제대로 된 장애 친화적 수영장이나 체육관 하나 없던 용인시에서 반다비체육관은 3만 8천여 장애인과 이동약자, 그리고 지역 주민이 다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 복지 인프라다. 장애인이 행복한 도시가 시민 모두가 진정으로 행복한 도시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의회 일각에서는 과다한 예산, 수지비율과 운영비 적자를 이유로 사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복지시설은 상업적 이
용인특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가 지난 23일 제305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총사업비 985억 원 규모의 ‘용인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부결시켰다. 같은 사업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위원회는 오전 질의·답변을 진행한 뒤 낮 12시 1분 정회했고, 오후 3시 40분 회의를 속개해 토론을 거친 뒤 무기명 투표에 들어갔다. 결과는 출석위원 8명 가운데 찬성 4표, 반대 3표, 기권 1표였다. 찬성이 반대보다 한 표 많았지만 출석위원 과반인 5표를 얻지 못해 안건은 부결됐다. 본지가 지역에서 확인한 결과, 국민의힘 소속 위원 4명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 가운데 3명은 반대표를, 신 위원장은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표는 정당 구도에 따라 정확히 갈렸다. 국민의힘은 네 표를 확보하고도 사업을 통과시키지 못했고, 민주당은 반대 3표와 기권 1표로 결과적으로 안건을 막았다. ‘4·3·1’은 단순한 개표 숫자가 아니다. 985억 원 규모의 사업을 세 번째로 심사하면서도 계획을 보완하지 못하고, 자신의 선택을 시민 앞에 공개하지 않은 용인특례시의회의 정치력과 책임 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숫
매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중학교 3학년 교실과 학부모들의 마음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과학고를 필두로 외국어고,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 등 전기·후기 고등학교 입시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목표하는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오랜 시간 학업에 매진해 온 학생들에게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핵심인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와 면접은 가장 넘기 힘든 거대한 산처럼 느껴지곤 한다. 이러한 불안감을 파고드는 것이 바로 고액 입시 컨설팅이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를 분석해 자소서를 대필에 가깝게 첨삭해주거나, 예상 질문을 기계적으로 암기시키는 족집게 면접 학원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교육의 진정한 목적과 공익적 가치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에 씁쓸한 질문을 던진다. 입시의 본질은 단순히 스펙을 포장해 학생을 줄 세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자신의 지난 중학교 3년을 스스로 돌아보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며 긍정적인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야 한다. 어른들의 개입으로 억지로 만들어진 매끄러운 자소서보다, 학생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며 빚어낸 투박한 글이 입학사정관의 마음을 더 크게 움직인다. 값비싼 사교육에 의존
“임금이 신하를 손발처럼 여기면 신하는 임금을 심복으로 여기고, 개나 말처럼 여기면 길 가는 사람으로 여기며, 흙이나 지푸라기처럼 여기면 원수로 여긴다” 君之視臣如手足, 則臣視君如腹心 君之視臣如犬馬, 則臣視君如國人 君之視臣如土芥, 則臣視君如寇讎 — 『孟子』 「離婁下」 트로피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K씨는 최근 몇 년 동안 전국 영업실적 1위를 세 차례 기록했다. 전국 상위권 포상 대상에도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주말이면 거래처를 찾았고, 가족과 보내야 할 시간을 회사의 실적으로 바꿨다. 그는 회사가 언젠가 자신의 성실함을 기억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성과는 숫자로 남고,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회사는 성과가 좋은 직원을 ‘자산’이라고 부른다. 직원도 그 말을 믿으며 자신의 젊음과 시간, 가족의 기다림을 회사에 맡긴다. 열심히 일하면 실적으로 보답받고, 어려움에 처하면 조직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K씨 역시 그렇게 15년을 일했다. 그 믿음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한 직원의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불법유통 문제가 불거지는 과정에서 K씨가 공범으로 거론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당사자는 K씨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단독으로 한 일이
정부가 집값 안정을 이유로 대출 문턱을 높이자,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중도금까지 납부한 실수요자들이 정작 자기 집에 들어가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2178세대, 약 6000명의 입주예정자들이 마주한 현실이다. 이들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단기간에 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이 아니다. 계약금을 내고 중도금대출을 받아 수년 동안 입주를 기다려온 사람들이다. 이제 잔금만 치르면 새집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금융권의 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공동 건의문에는 절박함이 그대로 담겼다. “금융권이 예고 없이 목을 조여오는데 은행과 건설사가 숨 쉴 틈조차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당장 거리로 나와야 할 판입니다” 과장된 표현으로만 넘기기 어렵다.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입주가 지연되고 연체이자가 발생할 수 있다. 상황이 길어지면 신용도 하락과 계약 해지 위험까지 떠안을 수 있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이미 납부한 사람에게 잔금대출 중단은 단순한 금융 불편이 아니라 가정의 재산과 주거 기반이 흔들리는 문제다.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는 대출 규제를 풀어달라는 것도, 원금 상환을 면제해 달라는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법조계의 논쟁이 뜨겁다. 개정안의 핵심은 형사소송법 제196조를 삭제하여 검사의 수사 권한을 원칙적으로 제거하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만을 남기는 것이다. 수사와 기소의 실질적 분리라는 오랜 개혁 과제를 완성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형사소송법 TF는 이를 “검찰개혁 2단계 입법”으로 규정하며,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미완으로 남아 있던 수사·기소 분리를 제도적으로 완결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행정부 내에서 수사권 및 소추권의 구체적인 조정·배분은 헌법사항이 아닌 입법사항”임을 반복적으로 확인한 바 있어(헌법재판소 2023. 3. 23. 선고 2022헌라4 결정), 이번 개정안이 위헌 논란을 피해갈 헌법적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개정안의 장점은 분명하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 검사는 경찰 송치 이후에도 직접 피의자를 조사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할 수 있어,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이 사실상 형해화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경찰청 직무대행이 밝힌 바와 같이 전체 사건의 89%가 이미 경찰 수사로 처리되고 있는 현실에서, 검사의 직접
황이주 울진군수는 23일 오후 5시 울진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목요특강에 참석한다. 이날 특강은 울진 출신 장원섭 교수가 ‘울진과 정담 장군’을 주제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