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금융 규제의 고삐를 죄는 국가 앞에서, 누군가는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누군가는 회사 복지라는 이름으로 수억 원대 저금리 주택자금에 접근한다. 삼성전자의 사내 주택대부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그래서 단순한 기업 복지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부동산 투기 근절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불평등과 절망을 키우고, 빚을 통한 투기가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의 의욕을 꺾는다는 문제의식이다. 정부 정책 방향도 이와 맞닿아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대출 총량 관리는 실수요자의 대출 가능 금액을 직접 제한한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내 집 마련의 문턱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정부 정책과의 엇박자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서민과 실수요자의 대출 문턱을 높이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대기업 임직원에게 수억 원대 저금리 주택자금이 제공된다면 형평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기업 복지의
2028학년도 대입 개편이 본격 적용되면서 교육 현장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수능 체제 변화와 고교 내신 5등급제 전환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새로운 준비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가 안내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의 핵심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맞춘 통합형 수능 체제, 그리고 내신 5등급 체제다. 기존처럼 점수와 등급만으로 학생을 세밀하게 가르는 방식에는 일정한 변화가 생긴 셈이다. 이 변화 속에서 다시 주목받는 것이 학생부종합전형, 이른바 ‘학종’이다. 내신의 촘촘한 변별력이 약해질수록 대학은 학생이 어떤 과목을 선택했고, 수업 안에서 어떤 질문을 던졌으며, 그 배움을 어떻게 확장했는지를 더 자세히 보게 된다. 결국 대입의 중요한 열쇠는 학교생활기록부, 즉 생기부에 담긴 학생의 성장 기록으로 모아진다. 생기부는 단순한 활동 목록이 아니다. 한 학생이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생각을 넓혔으며, 어떤 방향으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교육 기록이다. 좋은 생기부는 많이 한 기록이 아니라 깊이 배운 기록이다. 활동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흐름이다. 수업에서 출발한 질문이 독서와 탐구로 이어지고, 다시 자신의 진로와 문제의
19일, MBC 방송을 통해 故 탁명환 소장의 삶과 죽음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사교(邪敎)의 실체를 추적하다 흉기에 쓰러진 그의 생애는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언론과 지식인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진실을 향한 펜은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가. 불의 앞에서 글 쓰는 사람은 어디까지 물러서지 않아야 하는가. 탁명환 소장은 1937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 중반 개신교계 신문사에 몸담으며 신흥종교 연구에 발을 들였다. 이후 그는 평생을 사이비·이단 문제 연구와 고발에 바쳤다. 이는 단순한 직업 선택이 아니었다.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삶으로 밀고 간 입지(立志)의 길이었다. 그는 『기독교이단연구』를 비롯해 다수의 저서를 남겼고, 강연과 세미나를 통해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의 실태를 꾸준히 알려왔다. 공자는 정명(正名)을 중시했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고, 말이 순조롭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탁 소장의 평생 과업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거짓과 기만을 벗겨내고, 그 실체를 사회 앞에 바로 세우는 일이었다. 그의 연구는 책상 위에 머물지 않았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계
"과거 이언주가 의원 후보 시절 동백을 부산이라고 얘기한 거와 비슷한 수준의 발언이, 흥덕이 용인이냐라고 말한 거랑 비슷한 거쥐 ㅋ" 6·3 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용인 구성·동백·죽전 주민 온라인 대화방에 올라온 이 문장은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용인특례시장 후보를 향한 지역 민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논란의 핵심은 ‘흥덕’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현 후보가 ‘한국장애인부모회 용인시지부’와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기흥구 흥덕지구가 용인시 관할인지 여부를 동석자에게 되물었다는 전언(傳言)이 퍼졌다. 해당 내용은 후보 측의 공식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다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이미 차갑다. "후보로 나오신 분이 흥덕이 용인인지도 모르는 상태라니....ㅜㅜ 죽전에서는...동백신봉선 어려울 거라고까지 얘기하셨다는데...." "이번 시장 후보로 나오신 분은 너무 공부를 안 하신 거 같아 속상하네요." "아무리 전략공천지라도 너무한 거 아닌가요. 우리를 무시해도 정도껏이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 한 주민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 빼고 계속 민주당을 지지했던 1인이지만, 이번처럼 이토록 민주당에 실망한 적이 있나 싶네요. 이번 동백에서 주민과
얼마 전 지하철 안에서 낯익은 얼굴을 마주했다. 타고가는 내내 광고판에서 '메가스터디 수학 강사 현우진'이 나왔다. 지하철 객실 안 광고는 무심코 시선을 두게 되는 공간이다. 출근길 시민, 등교하는 학생, 학원가로 향하는 수험생들이 같은 칸 안에서 같은 광고를 본다. 입시철마다 지하철 안에는 이른바 ‘1타 강사’들의 얼굴과 문구가 걸린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그 얼굴은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니다. 성적 향상, 합격 가능성, 불안 해소를 상징하는 일종의 약속처럼 소비된다. 그런데 그 광고 앞에서 기자는 잠시 시선을 거두기 어려웠다. 현우진은 현재 수능 관련 문항 거래 의혹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직 교사들에게 금품을 건네고 수능 관련 문항을 제공받았다고 보고 기소했다. 현우진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정당한 계약에 따른 거래였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유죄가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따라서 단정은 경계해야 한다. 재판은 진행 중이고 최종 판단은 법원이 내릴 일이다. 다만 수능의 공정성을 둘러싼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이 여전히 수험생을 향한 광고의 전면에 서 있는 장면은 가볍게 지나치기 어려웠다.
"눈만 뜨면 네거티브를 하는 후보와, 입이나 글로 제 얼굴에 침 뱉기식의 유치하고 저급한 말들을 하는 국회의원은 '부끄러움을 알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성찰하기를 바란다" 지난 17일 봉축행사장에 참석한 국민의힘 이상일 용인시장 후보가 남긴 말이다. 이 후보는 "선거로 갈수록 거칠어지는 시점인 만큼 부처님의 가르침이 후보들이나 유권자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길 소망한다"고도 했다. 직접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향하는 방향은 분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국회의원이다. 발단은 코리안오페라단이 주최·주관하고 용인시가 후원한 '제2회 파크콘서트: 동백(동서양이 만나는 음악, 백 가지의 여운)' 행사였다. 그날 저녁 동백 호수공원 야외 무대에서 성악가들과 (현근택 민주당 후보도) 함께 무대에 오른 이상일 후보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른 것이 불씨가 됐다. 이상식 의원은 이를 즉각 SNS에 올리며 "자승자박이 될 이상일의 얕은 재주 자랑"이라는 제목 아래 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이상일 후보를 향해 "얕은 재주나 부리는 시답잖은 정치인"이라고 규정했다. 선거법 위반 여부는 선관위가 판단할 몫이다. 그럼에도 기자가 주목하는 것은 법리(法理)가 아니라
서울 강남 한복판 지하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삼성역 사거리에서 봉은사역까지 약 1km 구간을 잇는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7000억 원. 연면적은 약 17만㎡로 잠실야구장 30개 크기에 이른다. 그 지하 가장 아래, GTX 열차가 지날 지하 5층 승강장 구간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3공구 200m 구간의 콘크리트 기둥 80개에서 핵심 뼈대인 주철근이 설계보다 절반가량 적게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M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둥은 높이 8m, 가로·세로 약 1m 규모의 대형 사각기둥이다. 지름 29~32㎜ 굵기의 주철근이 두 개씩 한 묶음으로 들어가야 했지만, 실제 시공에서는 한 개씩만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기둥 한 개당 적게는 24개, 많게는 36개의 철근이 빠졌고, 전체 누락 규모는 약 2,570개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측은 MBC에 “도면을 해석하는 데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체 조사 과정에서 시공 오류를 발견해 서울시에 자진 신고했고, 안전하고 검증된 방법으로 철저히 보강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이 해명은 사안을 가볍게 만들지 못한다. 오히려 더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다. 국민의 이동이 시작되고, 외국인이 한국을 처음 만나는 공간이다. 그곳의 질서는 단순한 시설 관리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얼굴이다. 그런데 국토교통부 감사가 드러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주차장 운영 실태는 이 얼굴에 깊은 흠집을 남겼다. 전체 주차면 3만6971면 가운데 직원과 입주기관 등에 발급된 정기주차권은 3만1265건이었다. 전체 주차면의 84.5%에 해당한다. 반면 하루 평균 실제 사용은 5134건, 13.8%에 그쳤다. 국민은 빈자리를 찾지 못해 단기주차장을 돌고, 직원과 관계기관에는 쓰지도 않는 권리가 대량으로 풀려 있었다. 주차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공공 자산을 배분하는 원칙이 먼저 무너져 있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형평성이다. 제1여객터미널 상주 인력은 공사 직원 374명, 자회사 직원 7391명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접근성이 좋은 단기주차장 정기권은 공사 직원에게 1289건, 자회사 직원에게는 136건 발급됐다. 인력 규모로 보면 자회사가 훨씬 많지만, 주차 권한은 본사 직원에게 집중됐다. 같은 공항에서 같은 시간을 버티며 같은 기능을 수행해도,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권리가 갈린다면 이는 공공기관의 운
공정거래위원회가 명륜진사갈비 운영사인 ㈜명륜당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연 3~6%의 저금리 정책자금을 활용해 가맹점주에게 연 12~18%의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가맹점 개설을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하거나 집기 등을 설치할 때 공사비를 부풀려 가맹점주 등이 특정 업체와 거래하도록 부당하게 선택을 제약했다는 혐의다. ㈜명륜당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그동안 본지의 보도를 통해 성균관과 그 회사의 밀접한 관계를 알고 있는 유림, 독자, 외부 관계자들이 ‘성균관도 타격을 받는 것이 아니냐?’ ‘이번에 성균관과 ㈜명륜당 사이에 오간 거래 등도 정밀하게 조사되는 것이냐?’ 등의 질문과 우려 섞인 반응을 전하고 있다. 성균관과 ㈜명륜당이 연관된 돈의 거래 규모는 약 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유림회관 사용자 대신 들어오며 낸 임대보증금 7억5백만 원 및 권리금 6억 원, 성균관이 각종 용도로 ㈜명륜당에서 빌린 5억 원, 유림회관 지하 1·2층 및 지상 1·3층의 예식장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며 부풀려진 비용 20억 원, ㈜명륜당이 유림회관 이전 사용자에게 고리로 대여해 준 10억 원 등을 합하면 최소 48억5백만 원에 달한다. 이번에
넷마블 모바일 게임 ‘스톤에이지 키우기’를 둘러싼 부족 이동 반복 보상 논란이 운영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용자들이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특정 계정이 부족 이동 시스템을 반복 활용해 일반 이용자보다 많은 보상을 얻었는지 여부다. 넷마블 측은 유교신문 질의에 대해 해당 이슈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공지사항을 통해 공유드린 바와 같이 현재 해당 이슈를 인지하고 로그 전수 조사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보상을 획득한 계정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게임 내 오류 문제가 아니다. 방치형 RPG에서 성장 재화는 곧 경쟁력이다. 보상 구조에 허점이 있고, 이를 반복적으로 활용한 계정이 존재한다면 정상적으로 플레이한 이용자는 상대적 불이익을 느낄 수밖에 없다. 넷마블은 부족 보상 반복 수령이 의도된 설계인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기획 의도를 벗어난 비정상적인 플레이로 확인된다”며 “현재 관련 원인 및 영향 범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사는 추가 부당 이득을 막기 위한 임시 조치도 취했다. 넷마블 측은 부족 재가입 쿨타임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해당 시스템이 정상적인 부족 활동보다 보상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