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법이나 제도를 잘 만들어도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 유교의 가르침이다. 주자가 15~6세 때 보고 전율을 느꼈다고 회고한 『중용』 제20장의 내용은 그러한 유교의 가르침을 핵심적으로 전하고 있다. 유교 종단 성균관의 헌법이라고 할 『종헌』과 「재무회계규정」은 선배유림들의 피와 땀이 결집되어 각종 불법과 비리를 막을 수 있는 여러 규정을 두고 있었으나 이를 운용하는 자들의 불법과 비리로 인해 유명무실해져 결국 지금과 같은 재정적, 정신적 파탄에 이르고 말았다. 수천 년 유교의 가르침이 중앙을 장악한 몇몇 불순한 이들에 의해 순식간에 부정되며 파괴된 지금의 상황은 심산 김창숙 초대 성균관장을 비롯한 선배유림들과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께서 땅을 치며 통탄할 일임이 분명하다. 무엇이 잘못되고, 어디에서부터 문제였는지를 되돌아보기에는 헝클어지고, 잘못된 부분들이 너무 많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는 어려우나 가장 첫 번째 잘못은 최종수 성균관장과 김기세 총무처장 등의 현재 성균관 집행부가 『종헌』, 「재무회계규정」과 같은 유교 종단의 법률체계뿐만 아니라 『헌법』, 「국유재산법」과 같은 대한민국의 법률체계까지 무시하며 각종 위법·편법·불법·무법(無法)·
지난 수천 년간 한국전통문화를 만들고 이끌어왔던 유교 종단의 근본이자 사실상의 모든 존재인 전국 유림들이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성균관이 지난 7월 2일 ‘2026년도 제2차 임시총회’ 직전에 기습적으로 개최한 제35대 성균관장 취임식은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워낙 믿기지 않는 소식이다 보니 창간 57년의 역사를 가진 ‘유교 종단의 대표언론’인 본지에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이웃종단, 정치권, 언론계, 사회지도층은 물론 평소 연락이 뜸하던 유림들마저 “그게 사실이냐?” “매번 몇백 명 이상의 유림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인사들이 참석하여 진행되던 관장 취임식을 왜 그렇게 졸속으로 진행한 것이냐?” “굳이 몰래 했어야 하는 이유라도 있었던 것이냐?” 등의 다양한 질문을 통해 성균관이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속사정을 알려는 연락이 계속됐다. 한국 유교 종단의 수장인 성균관장 취임식은 심산 김창숙 초대 성균관장 시절에는 국내 주요 언론에 톱뉴스로 실릴 정도로 주목받았고, 당연히 참석자들도 쟁쟁했으며, 이후에도 격변의 한국 현대사와 유림사회의 여러 사건들 와중에도 장관, 국회의원, 주요 정치인, 성균관대학교 이사장 및 총장, 전통문화 관계자,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을 감내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이동하고, 배우고, 일하고, 즐기는 일상적 행위조차 스스로 끊임없이 요청하고 증명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는 일이다. 비장애인에게는 공기처럼 당연한 권리들이 장애인에게는 여전히 ‘특별한 배려’로 취급된다. 이 차이는 단순한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구조적 문제다. 저상버스를 기다리며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정류장의 공기, 단 5cm의 턱을 넘지 못해 수 킬로미터를 돌아가야 하는 길 위의 고립감, 그리고 누군가의 선의 없이는 문턱조차 밟지 못하는 공공시설들. 이 모든 장면은 단순한 ‘불편’의 기록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장애인을 동등한 주권을 가진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다. 흔히 사람들은 장애 문제를 ‘복지’의 틀 안에서만 바라본다. 예산을 얼마나 배정했는지, 어떤 혜택을 주었는지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축소시키는 지극히 시혜적인 시선이다. 장애인의 삶은 누군가의 자비에 기대어 연명하는 대상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문제다. 경사로 하
미디어 이론 중에 '의제설정이론(Agenda Setting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미디어가 특정 이슈를 반복해서 다루면 수용자도 그 이슈를 실제보다 중요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이다. 작은 사례나 설문 결과 하나가 새로운 트렌드로 의미를 부여받고 반복 보도됨으로써 실제 비중과 무관하게 사회적 이슈로 확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무빈소 장례의 확산'도 이 패턴을 빼닮았다. 무빈소 장례는 조문객을 맞는 빈소를 차리지 않고, 접객 절차 없이 고인을 추모한 뒤 곧바로 화장과 장지 안치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1인 가구 증가, 의례 간소화, 개인주의 확산이라는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면 충분히 그럴듯하게 들린다. 실제로 일부 언론은 장례업계를 인용해 무빈소 비중이 20%를 넘어섰다고 다섯 곳 중 한 곳이 빈소 없이 장례를 치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초기 변화 신호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한 결과에 가깝다고 본다. 작위적인 이슈는 아니지만 현실보다 앞서 나간 트렌드 프레이밍이다. 장례문화와 상조시장의 구조를 살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시장 규모 11조 원, 가입자 1,100만 명에 달하는 선불식 상조 시장의
대입 환경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고교 내신 체제가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 분포는 이전보다 촘촘해졌다. 내신 1등급의 범위가 상위 4%에서 10%로 넓어지면, 대학 입장에서는 교과 성적만으로 학생을 세밀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같은 변화는 대학별 전형 운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주요 대학들은 학생의 학업 역량과 사고 과정을 더 입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의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율을 줄이거나, 논술 성적의 반영 비중을 높이는 전형이 나타나면서 논술의 실질적 의미도 커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도 수행평가와 서·논술형 평가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능력만으로는 학생의 학습 역량을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의 입시와 학교 평가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뿐 아니라 ‘어떻게 읽고,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설명하는가’를 함께 묻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논술과 글쓰기 교육으로 향하고 있다. 논술 학원이나 과외를 알아보고
지난 8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경기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 토론회가 열렸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둘러싼 재검토론이 시민·환경단체와 전문가 그룹을 중심으로 공개 제기된 자리였다. 눈여겨볼 대목은 문제 제기의 방향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향한 비판은 보수 야당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진보 성향 시민사회와 환경단체, 반도체 전문가를 자처한 발제자들이 절차와 입지, 전력과 물 문제를 앞세워 재검토를 요구했다. 민주당이 집권 후 용인 반도체 산단을 둘러싼 압박이 오히려 진보 진영 안에서 터져 나온 셈이다. 발제에 나선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윤석열 정부 시절 추진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지정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진상 조사와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 대표는 2023년 3월 선정된 15개 국가산단 가운데 14개는 지방정부 요청과 전문가 서면검토, 현장실사, 종합평가 등을 거쳤지만 용인 산단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결정됐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 대표는 같은 해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과정도 쟁점으로 들었다. 전남·광주가 ‘최고 수준’ 평가를 받고도 최종 선정에서 제
새로운 지방정부의 성패는 화려한 공약보다 첫날의 행보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취임식은 의례적인 행사에 그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앞으로 4년간 시정의 철학과 운영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김상욱 울산시장의 취임 첫날은 그런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김 시장은 축하 화환과 화분을 받지 않았고, 공식 오찬도 생략했다. 대신 시청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보여주기식 의전보다 실용을 택한 셈이다. 작은 변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행정은 이러한 작은 선택들이 쌓여 시민의 신뢰를 만들고, 공직사회 내부의 분위기까지 바꿔 나간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민원봉사실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시장의 첫걸음이 집무실이 아니라 시민과 가장 가까운 행정 현장이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이어 ‘120 울산민원센터 고도화’를 첫 결재로 선택한 것은 시민이 여러 부서를 전전하지 않고 한 번의 접수로 민원을 해결하는 행정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행정은 시민에게 편리해야 하며, 시민이 행정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시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취임 첫날 폐지됐던 126번 시내버스를 복원한 것
‘인생은 바둑판과 같다’고 한다. 오묘한 지적 승부를 벌이는 바둑판은 가로, 세로 각 19줄의 교차점이 361개다. 361점 안에서 펼쳐지는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를 계산하며 한 수 한 수 돌을 놓는다. 장기 역시 90개의 교차점 안에서 각 12개의 장기짝을 가지고 벌이는 두뇌 싸움이라 경우의 수가 만만찮다. ‘소탐대실, 아생연후살타, 사소취대’ 같은 삶의 격언이 말하듯 바둑도 장기도 모두 평소의 실력과 인성으로 승부가 나지 뜻밖의 행운은 작용하지 않는다. 옆에서 훈수 두던 구경꾼이 흥분해 갑자기 판을 엎어버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은 없다’는 어떤 국수의 말처럼 이 세상에 의미 없는 사람 역시 없는 법, 누구의 삶이든 내력을 들여다보면 ‘풍찬노숙, 파란만장, 산전수전공중전’이 들어 있다. 이렇게 인생이 굴곡지는 까닭은 인간은 누구나 공평하게 다가올 미래의 일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멀고 먼 옛날 조상들은 도대체 알 수 없을 때 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거북이 등뼈가 갈라지는 모습이나 별의 움직임 등으로 미래의 길흉화복을 점치려고 노력했다. 그 ‘거북이 등뼈’가 3천 년 넘는 세월을 건너면서 『주역(周易)』으로, 역경(易經)으로 발전
홈플러스 사태는 더 이상 한 대형 유통기업의 회생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노동자는 일터를 걱정하고, 협력업체는 납품대금을 걱정한다. 정부는 협력업체 유동성 공급과 근로자 생계 안정을 위해 4400억원 규모의 안전망을 꺼내 들었다. 이 장면 앞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홈플러스를 인수했던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먼저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다. 정부의 4400억원 지원은 홈플러스 법인에 직접 투입되는 공적자금이 아니다. 회생절차 폐지로 발생할 수 있는 협력업체와 근로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특례보증, 생계비 융자, 임금체불 대지급금 등 안전망 성격의 지원이다. 그럼에도 이 지원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대형 유통기업의 위기 뒤처리를 결국 정부 보증과 고용안전망이 떠받치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기업을 인수할 때는 시장의 논리를 앞세우고, 위기가 닥쳤을 때는 법률적 책임의 경계만 말한다면 노동자와 협력업체는 어디에 기대야 하는가. 이익을 낼 때는 자본의 자유를 말하고, 손실이 커질 때는 구조의 한계를 말한다면 그 비용은 결국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밀려난다. 지
주문한 자색 양파가 왔다. 남쪽 어느 마을 덤바우 농장에서 부부 농부가 자신들의 삶을 갈아 넣어 만든 신비의 묘약과도 같다. 단단하기가 100년을 입어도 안 찢어지는 ‘도깨비 빤쓰(?)’를 닮았다. 허니, 이 양파들이 생명을 다하는 날까지 맛이 변함없을 터다. 변절하지 않는 단맛이겠다. 그러니 어찌 이웃과 나누지 않겠는가. 올해도 여러 푸대를 주문해 이 집 저 집에 돌렸다. 좋은 건 나누는 게 우리네 정서 아니겠는가. 사촌이 땅을 사면 축하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배 아파해서는 안 된다는 조상님들의 가르침을 굳이 운운하지 않아도 말이다. 못 먹는 감 찔러 보다 제 손에 상처만 남긴다는 교훈은 덤이겠다. 최근 이해도 안 되고 이해할 수도 없는 행사가 출몰한다는 소식에 서론이 길었다. 용인시 최초 재선 시장이라는 신화를 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민선 8기에 들어서면서 시민들과 함께 혼신을 기울여 추진했고, 흔들림 없이 진행되기로 일단락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흙탕물을 끼얹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문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돼야 하는 이유 설명회’라는 제목으로 7월 8일 오전 10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다는 행사가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