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 논란은 한 전직 대표의 재취업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전 대표가 직함을 바꿔 같은 회사에서 운용업무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은 자산운용업의 신뢰를 정면으로 건드리는 사안이다. 핵심은 제재 이후의 실질이다. 대표직에서 물러났는지, 팀장급으로 근무하는지, 일반 직원 신분인지가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고객 자금을 다루는 업무에 실제로 관여하고 있는지, 회사 안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금융당국 제재의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가 본질이다. 본지는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통화한 뒤 취재를 이어갔다. 이후 어렵사리 확보한 이 모 대표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 초반 상대방은 기자가 “이 모 대표님 아니세요”라고 묻자 “네, 누구시죠?”라고 답했다. 기자가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명함을 문자로 보냈다고 설명하자 “어쩐 일이시죠?”라고 물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그다음이었다. 기자가 “지금 타이거자산운용에 계시는 거죠”라고 묻자 잠시 말이 끊겼고, 상대방은 곧 “잘못 거셨습니다”라고 답했다. 기자가 다시 “이 모 대표님 아니세요?”라고 확인하자 “전혀 아니에요”
최종수 성균관장은 지난 6월 16일 ‘2026년도 제3차 임시중앙종무회의’를 열고 2025년도 수입·지출 결산 승인(안)을 제출했다. 성균관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는 세진 회계법인이 맡았고, 유림회관 관리용역 결산보고서는 안세 회계법인이 맡았다. 이 감사보고서는 모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서 무엇보다도 엄격하게 작성되어야 하고, 결산보고 시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증명하기 위해 반드시 모든 은행 통장의 사본과 잔고증명서를 첨부하여 제출해야 한다. 성균관과 같이 국유재산을 위탁관리하거나 보조금을 받는 공익성 단체는 더욱 엄격한 증빙이 요구된다. 그러나 최종수 성균관장은 이러한 회계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감사보고서에 첨부된 재무제표의 회계부정(분식) 정황은 너무나 분명하다. 중앙종무회의에서 황정하 성균관청년유도회중앙회장은 회계부정의 정황에 대해 소명을 요구했으나 의장인 최종수 성균관장은 지금까지의 회의가 그러했듯이 막무가내 밀어붙이기식으로 통과시키는 행태를 재현했다. 성균관청년유도회중앙회에서는 최종수 성균관장을 비롯해 관련자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예고했고, 세진 회계법인에 내용증명서를 보내어 위법 정황을 통지하
지난 6월 15일부터 오는 18일까지는 용인특례시가 지정한 ‘장애인 행복주간’이다. 이 기간 동안 용인시에 거주하는 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중증장애인에 한함)에게는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다. 어제 나는 센터의 ‘장애인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에 참여하는 장애인 직원들과 함께 에버랜드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여가를 넘어, 우리 사회의 장애인 인식개선 현황을 체감하고 현장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직접 모니터링하며 문화체험을 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초여름의 활기찬 공기 속에서 에버랜드를 자유롭게 오가는 수많은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밝은 표정을 보며, 가슴 한구석에서 깊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러나 동시에 여전히 완벽하지 못한 이동의 제약들과, 그들에게 더 넓은 권리와 일상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교차하는 하루이기도 했다. 매년 찾아오는 이 짧은 행복주간이 품은 거대한 가치를 바라보며, 나는 문득 이 제도가 처음 세상에 나오던 수년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사실 에버랜드와 민속촌 무료입장이라는 복지 성과는 내가 처음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이자 장애인단체 용인시 지부장으로 합류했을 때, 용인시 장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던 유교 종단의 중앙조직 성균관이 과거의 영광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집행부와 직원들의 자리 보전과 그들을 위한 각종 비용 지출에 상당수 예산을 써버리며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의제 하나 설정하지 못하는 곳으로 전락된 현실은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해왔던 뜻 있는 전국 유림들의 마음을 하나씩 깨우고 있다.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주요 부처 장관, 여·야의 지도부, 주목받는 정치인, 혁신적인 기업가는 물론 유교 문화의 종주국이었던 중국의 최고 지도부까지 오랜 세월 동안 변치 않고 유교의 가치와 각종 자료를 보존해 온 한국 유교 종단에 대한 경의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왔던 것이 불과 십수 년 전이었음을 오랜 유림생활을 해온 이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냉전의 차가움과 정부 간의 두꺼운 벽을 허물기 위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남북 교류를 전개하며 평양·개성·금강산·백두산 등의 지역을 방문해 서로의 숨결과 눈빛을 마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고, 이웃종단과도 함께하며 ‘시대 정신의 선구자’로 역할을 하던 자랑스러운 성균관이었다. 그러나 거듭되는 위법·편법·불법·무법(無法)·멸법(蔑法) 행위들과 있는 재산 다 없애고, 없는 것도 빌려와 다 써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민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6월 초 이미 전국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 기후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과 열대야 일수는 평년보다 늘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더라도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되는 호우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6월 8일 기준 전국 온열질환자는 21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5명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경기도도 45명으로 전년 동기 17명보다 약 2.6배 증가했다. 폭염은 이제 일시적 이상기후가 아니라 반복되는 생활위험이 됐다. 지난해 전국 폭염일수는 29.7일, 열대야 일수는 16.4일이었다. 과거 10년 평균 9일 수준이던 폭염일수는 최근 10년 평균 17.4일로 늘었다. 여름 더위에 대한 대응도 개인 건강관리와 공동체 돌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가장 기본은 ‘물·그늘·휴식’이다. 갈증을 느끼기 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술과 카페인 음료는 탈수를 부추길 수 있어 피하는 것이
2036년의 어느 아침. 민진 씨는 커피를 내리며 자신의 AI 비서에게 묻는다. "어젯밤 우리 동네 어린이집 문 닫는 문제, 어떻게 됐어?" AI 비서가 답한다. "이웃들과 밤새 의논했어요. 처음엔 그냥 받아들이자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런데 걸어서 갈 만한 거리에 다른 어린이집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생각이 바뀌었어요. 동네 공공돌봄시설로 바꾸자는 안이 가장 많은 동의를 얻었습니다." 민진 씨는 잠든 사이 자기 동네의 결정에 참여했다. 누구도 그녀를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2026년 오늘의 민진 씨는 그렇지 못하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딱 일주일. 동네는 다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녀가 사는 동네 어린이집에 문을 닫는다는 공문이 붙었다. 아이를 키우는 민진 씨에게는 당장 오늘의 일이다. 어린이집 폐쇄에 반대하고 싶었지만, 결정 과정에서 어디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말한다고 해서 바뀔 것 같지도 않았다. 선거 때 그렇게 문자를 보내던 의원들에게 이 문제로 연락해 봤지만 답이 없다. 왜 이럴까. 이번 선거의 속을 들여다보면 답이 보인다. 투표도 없이 당선이 확정된 사람이 전국에 513명. 후보가 한 명뿐이라 경쟁이 아예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당선되면
도시의 가치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선진 사회에서 좋은 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은 화려한 마천루나 행정구역의 크기가 아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이 얼마나 편리하고, 안전하며,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이 엄격한 기준 앞에서, 인구 110만을 넘어 150만 광역시를 바라본다는 용인특례시의 현주소는 참담하기 그지없다. 재정자립도가 높고 유명 관광지가 많아 외견상 살기 좋은 도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 년 동안 기본적인 체육·복지 인프라조차 누리지 못한 채 소외되어 온 3만7000여 명의 장애 시민들과 그 가족들의 피눈물이 고여 있다. 용인시의 장애출현율은 약 3.5%로 전국 평균 5.1%보다 낮다. 장애인이 적으니 살기 좋은 도시일까. 반대다. 장애를 가진 시민이 마음 놓고 밖으로 나와 활동할 수 없는 환경, 즉 ‘살기 척박한 도시’임을 방증하는 지표일 뿐이다. 현재 용인시에는 장애인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전문 체육시설이나 장애인 친화적 수영 인프라가 부족한 수준을 넘어 ‘전무’한 실정이다. 장애인에게 체육 활동은 단순한 여가나 취미가 아니다. 생존을 위한 건강 유지이자 재활이며,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중요한 통로다. 이러한 최
논어 선진편 제15장은 공자의 과유불급에 관한 말씀이다. 자공이 공자께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나은가 여쭈니 ‘자장은 과過하고, 자하는 불급不及하다’고 하셨다. 이에 다시 ‘그럼 자장이 더 낫겠군요?’ 여쭈니 공자께서 ‘과한 것이 불급한 것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고 하셨다. 대개는 과유불급을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해석하는데 필자는 유猶에 ‘오히려’의 뜻이 있음에 주목해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보다 더 못하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이는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상 능력이 조금 모자란 사람보다 넘치는 사람이 사고를 치는 경우를 많이 본 탓도 있다. 충분히 가졌음에도 만족할 줄 모르고 무리한 욕심을 부리다 패가망신을 당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은 물론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유력 권력자나 투자자, 사업가 등이 어디 한둘이던가. 오래전의 전직 모 대통령이 매우 신임하는 측근 참모 셋이 있었다. 그 대통령이 모종의 과제를 던져주면 셋 중 A는 80%, B는 100%, C는 120%를 달성했다. 대통령이 가장 신임한 사람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B였다고 한다. 실제로 A와 C는 정계에서 사라졌지만 B는 화려한 공직 경력을 두루 거치며 지금도 여전히 맹활약을
입시의 계절이 다가오면 많은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이 깊어진다. “내신 성적은 이미 바꾸기 어렵고, 정시만 바라보자니 모의고사 성적이 불안하다”는 말은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하지만 입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많은 학생이 미리 겁을 먹고 포기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준비한다면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전형이 남아 있다. 바로 논술 전형이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머릿속에 채워 넣는 과정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고, 학생의 내일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과정이다. 입시라는 큰 벽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논술이라는 돌파구를 찾는 태도의 변화가 있다면 충분히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 눈에 보이는 ‘허수’의 공포에서 벗어나라 논술 전형 지원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표면 경쟁률이다. 인기 대학의 경우 50대 1, 100대 1을 넘기도 한다. 시작하기도 전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입시 현장의 관점에서 보면 이 숫자는 상당 부분 착시다. 수험생은 수시 모집에서 총 6번의 지원 기회를 가진다. 이때 학생부 교과나 종합 전형으로 지원하기 애매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남은 카드를 쓰기
6·3 지방선거는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권력의 중심을 상당 부분 되찾으며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했지만, 서울시장을 내주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체 판세에서는 밀렸음에도 서울을 수성하며 완패의 수렁은 피했다. 유권자는 한쪽 손을 들어주면서도, 다른 쪽 손으로는 매서운 회초리를 쥐고 있었다. 바꾸라는 뜻은 분명했지만, 오만하게 독주하라는 허락은 아니었던 셈이다. 선거의 본질은 권력의 교체에 앞서 책임을 부여하는 엄숙한 의식이다. 당선자는 축하를 받을 사람이기 전에 무거운 책무를 짊어진 자이고, 낙선자는 패배의 쓴잔을 씹기 전에 민심의 행간을 다시 읽어야 할 자다. 승패의 숫자에만 매몰되어 그 이면에 담긴 대중의 기대와 불안, 지지와 경고를 놓친다면 그것은 정치의 본령을 저버리는 일이다. 예로부터 민심은 곧 천심이라 했다. 《서경(書經)》은 “하늘은 백성의 눈으로 보고, 백성의 귀로 듣는다(天視自我民視 天聽自我民聽)”고 일갈한다. 정치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상대 정당의 공세나 일시적 여론의 파고가 아니라, 묵묵히 지켜보는 백성의 서늘한 눈빛이다. 백성을 속이고 영속하는 권력은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다. 민심은 기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