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이 차세대 정밀항암 플랫폼인 DAC 개발에 나선 가운데, 신약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 의존을 줄이고 인체 기반 대체시험법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한 항암 신약 기술 경쟁이 아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의학이 다른 생명의 희생 위에 서 있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물음이다. 과학기술은 이제 이 질문에 대해 새로운 답을 요구받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2일 관계사 타깃링크테라퓨틱스와 차세대 DAC 항암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DAC는 Degrader-Antibody Conjugate의 약자로, 항체를 이용해 암세포를 찾아가고 결합된 분해 약물이 질병 관련 단백질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번 협력은 타깃링크테라퓨틱스가 보유한 CDH17 항체 플랫폼과 엔지켐생명과학의 EZH2 PROTAC 기반 표적단백질분해 기술을 결합하는 구조다. 회사 측은 위암과 대장암 등 소화기암 영역에서 정밀항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은 기존 항체-약물 접합체인 ADC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형태로 평가된다. 세포독성 약물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세포 내부의 특정 단백질을 분해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보험금 지급 심사 과정에서 활용되는 의료자문을 둘러싼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는 객관적 판단을 위한 절차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돈을 내는 쪽도 보험사, 자문의를 고르는 쪽도 보험사, 자문 결과를 지급 거절 근거로 삼는 쪽도 보험사라는 점에서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자문은 주치의 진단이나 치료의 적정성을 제3의 전문의에게 묻는 절차다. 과잉진료나 보험사기 의심 사례를 걸러내고,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분쟁을 줄이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실제 운영 구조다. 소비자가 제출한 주치의 진단서와 치료 기록이 있음에도 보험사가 별도 의료자문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보험금 지급 거절이나 삭감의 근거로 삼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은 의사의 서류상 판단이, 환자를 진료한 주치의 판단보다 우위에 놓이는 셈이다. A씨 사례는 이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A씨는 2024년 9월 대학병원에서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를 받은 뒤 주치의로부터 경동맥 폐쇄 및 협착 진단을 받았다. 이후 보험사에 뇌졸중 진단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유의미한 혈관 협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현대홈쇼핑이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올린 국내 여행 홍보 콘텐츠에서 호남 지역을 외국에 빗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 지역 비하(卑下)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콘텐츠는 지난달 21일 게시됐다가 비판이 제기되자 27일 삭제됐다. 논란은 같은달 26일 JTBC ‘사건반장’ 보도 이후 확산됐다. 문제가 된 콘텐츠는 충청·전라·경상·강원 4개 지역의 여행 명소를 소개하는 영상 시리즈 가운데 광주·담양권 구간이다. 유튜브 자막에는 “여권 챙기지 말고 숟갈 챙겨라잉”,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전라도 여행 갈 땐 여권 대신 수저 챙기세요”라는 문구가 담겼다. ‘여권’이라는 단어는 일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호남을 대한민국이 아닌 별도 국가처럼 빗대 조롱하는 방식으로 쓰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을 같은 나라의 이웃이 아니라 국경 밖 대상으로 밀어내는 차별(差別)의 함의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단순한 여행 홍보 문구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20년에도 한 야구 해설위원이 비슷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사과한 전례가 있다. 회사 측은 본지 질의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전국 4개도 출신 홈쇼핑 직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진행 중인 HL그룹 내부 자금 거래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HL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HL위코에 대한 500억원 규모 금전대여를 다시 연장하면서다. HL홀딩스는 이달 11일 HL위코에 500억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여기간은 올 7월 28일부터 내년 7월 28일까지다. 이율은 연 4.6%, 목적은 ‘전략적 가치투자를 위한 자금 대여’로 기재됐다. 이 거래가 주목받는 이유는 HL위코가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로터스PE) 관련 펀드 출자 구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로터스PE는 2020년 설립 당시부터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수 씨와 차녀 정지연 씨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공정위는 2025년 12월 8일 HL그룹과 HL홀딩스, HL위코, HL D&I 등 계열사, 로터스PE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의 핵심은 HL그룹 내부 자금이 총수 자녀 소유 사모펀드와 관련된 투자 구조로 이동한 경위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로터스PE는 정 회장 두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모펀드이며, HL홀딩스가 자회사들을 통해 로터스PE가 참여한 펀드에 약 2170억원을 출자한
2025년 12월 16일 서울 성수동. 철거를 앞둔 폐교회 건물 안에서 비명이 흘러나왔다.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총판사 조이웍스앤코 조성환 대표가 매장 인테리어 등을 맡은 하청업체 대표와 직원을 불러내 “너 나 알아?”라고 반복하며 5분 이상 폭행한 사건이다. 피해자들이 구급차로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당장 와라, 진짜 죽이겠다”는 협박성 문자가 이어졌다. 피해자들은 갈비뼈 골절과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녹취록에는 타격음과 함께 애원하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자(孔子)는 말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는 뜻이다. 이것이 인(仁)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조 전 대표는 밀폐된 폐건물에서 을(乙)을 가둬놓고 주먹을 휘둘렀다. 인의 반대편에 서는 데 이토록 철저할 수 있는가. 사건이 MBC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자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이후 호카 미국 본사 데커스(Deckers)는 조이웍스앤코에 한국 총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조이웍스 측은 최근 미국 현지 절차와 계약 유효성을 근거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자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5월 20일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 가능성이 거론되던 상황에서 나온 합의다. 이번 잠정 합의는 단순한 임금 협상 타결을 넘어, 한국 최대 기업의 노사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장면으로 남게 됐다. 유교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합의의 핵심은 숫자가 아니다. 신뢰다.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기준은 협상 결과일 수 있지만, 그 바탕에는 오랜 불신(不信)을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놓여 있다. 공자는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으로 상호례 즉민막감불경(上好禮 則民莫敢不敬)을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 출장을 중단하고 귀국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겠다.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고 고개를 숙인 장면은 이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사과는 패배가 아니다. 책임 있는 자리가 먼저 예(禮)를 보이는 것이 공동체 회복의 출발점이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길고 깊은 그림자를 남겼다. 고(故) 이병철 창업주의 '무노조 원칙은 오랫동안 삼성식 경영의 상징'처럼 작동했다. 이후 삼성 내부에서는 노조 활동을 둘러싼
홈플러스의 자금난이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수십 개 점포 휴업 가능성에 이어 임직원 급여 지급 차질 우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회사를 인수해 경영해 온 주체가 위기 국면에서는 한발 물러서고, 채권단에만 추가 자금 부담을 요구하는 구조가 과연 책임 있는 경영인지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채권단에 신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약 1000억 원 규모의 2~3개월 초단기 운영자금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메리츠금융은 지원 조건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조기상환, 연 6% 수준의 이자율, 최대주주인 MBK와 경영진의 연대보증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은 보증이다. 홈플러스 측은 조기상환 조건은 수용할 수 있지만, MBK와 경영진의 연대보증 요구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미 다른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연대보증을 제공한 상황이라며,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에 대한 질권 설정을 연대보증의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금융 측의 판단은 다르다. 메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을 두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빠른 사과 배경을 자본시장 리스크와 연결해 해석한 분석 글이 SNS 'X'에서 확산되고 있다. 해당 글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불매운동 문제가 아니라 스타벅스 본사의 라이선시 관리 책임, SCK컴퍼니의 향후 기업공개(IPO) 가치, 이마트 주가, 정 회장의 개인 지분 담보 구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으로 분석했다.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18일 텀블러 프로모션 홍보 과정에서 ‘탱크데이’ 문구와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5·18 민주화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신세계그룹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관련 임원을 해임했다. 정 회장도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그룹 의사결정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X에서 확산된 분석 글은 정 회장의 이례적 속도전에 대해 “불매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논란이 미국 스타벅스 본사의 공시 리스크로 번지고 SCK IPO 할인율과 이마트 주가로 전이되는 연쇄를 차단하려 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석을 내놨다. 글쓴이는 스타벅스 본사의 'SEC 10-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속건성 양말 홍보 카드뉴스로 보이는 이미지에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문구는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사망 경위를 은폐하며 내놓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표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 소셜미디어 쓰레드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신사 카드뉴스로 추정되는 이미지가 확산됐다. 이미지에는 슬리퍼형 양말 제품 사진과 함께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게시물을 올린 한 이용자는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무신사도 봐봐. 이 짓거리를 했는데 아무 말도 없네”라며 무신사 공식 계정을 태그했다. 해당 게시물은 2,000개 이상의 공감과 170여 개 댓글, 200회 이상 공유를 기록하며 확산됐다. 최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해 역사적 상징을 가볍게 소비하는 기업 마케팅 사례가 잇따라 거론되면서 소비자들의 비판 정서가 높아진 상황이다. 문제의 표현은 단순한 말장난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표현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은폐 발표와 결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탱크데이’ 문구가 포함된 이벤트를 진행해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관계자 문책에 나섰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단테·탱크·나수데이’ 이벤트를 열고 ‘탱크 시리즈’ 텀블러 판매를 시작했다. 앱 홍보물에는 ‘탱크데이’라는 표현과 함께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사용됐다. 논란은 해당 이벤트가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진행됐다는 점에서 커졌다. ‘탱크’라는 표현이 5·18 당시 군사 진압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당국 해명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판이 확산되자 스타벅스코리아는 해당 문구를 수정했다. 다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회사 측은 관련 게시물을 삭제한 뒤 행사를 중단했다.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 명의의 사과문도 발표됐다. 이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 대표를 해임했다. 행사를 기획·주관한 담당 임원도 해임됐으며, 관련 임직원 전원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 회장도 19일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안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