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과 붓으로 인체의 움직임과 생동감을 포착한 이연주 작가의 개인전 《붓으로 그린 누드크로키―내안의 꿈》이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은(Gallery Eun)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1분 30초에서 5분 사이에 완성한 누드크로키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붓을 움직여 인체의 형태와 움직임을 포착하면서도 과도한 표현을 덜어내, 몸이 지닌 아름다움과 감성적인 분위기를 담아냈다. 작품에는 먹의 번짐과 여백, 먹빛의 농담이 두드러진다. 한 번 그은 선을 쉽게 되돌릴 수 없는 붓 작업의 특성이 인체의 순간적인 자세와 긴장감, 화면의 리듬으로 이어진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이 작가는 ‘수묵 화훼화(水墨 花卉畵)의 표현 연구’ 논문을 쓰는 등 수십 년 동안 동양화의 실기와 이론을 함께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먹과 붓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체가 지닌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일부 작품에는 회화적 배경을 더해 화면의 흐름과 기운생동의 미감도 살렸다. 이 작가는 작업 노트에서 “붓이라는 도구의 특성상 3분을 넘기는 순간부터 선의 긴장과 움직임이 서서히 풀리고 처음 느껴졌던 역동성도 희미해진다”며 “작품
진주 루시다 갤러리는 이달 16일부터 31일까지 대한민국 의류 분야 명장 상효 심영옥 작가의 개인전 《花樣年華 화양연화: 등불 아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개최한다. 대한민국 의류 분야 명장(제600-200호)이면서 천연염색사범 인증 및 천아트 지도사와 양장 기능사 자격을 보유한 섬유·의류 공예가인 심영옥 작가의 이번 전시는 자연에서 얻은 소재와 섬세한 천연염색 기법을 결합하여 삶에서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순간인 ‘화양연화’를 표현하고자 했다. 거친 삼베 결 사이에 스며드는 빛과 누에의 실크가 가진 부드러움과 온기를 바탕으로 오랜 기다림 즉 숙성의 시간과 사람의 솜씨와 품성이 배어들어야 섬유가 가진 본래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보여주는 섬유 예술의 진수를 선보인다. 전시작들은 감나무 아래서 붉게 익은 감염(柿染), 푸른 하늘의 빛을 오롯이 담아낸 쪽염(藍染), 그리고 깊은 밤의 정적을 표현한 먹물염(墨染) 등 다채로운 전통 천연염색을 활용하여 제작되었다. 투박한 삼베 올에 배어있는 시간의 기다림이 등불 아래에서 고운 실크와 만나는 작품은 관람객에게 저마다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상기하게 하고 마음에 아름다움 하나를 더 채색할 것이다. 심영옥 작가는 “흙에서 온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그동안 공연과 파티가 중심이던 ‘제천의 밤’에 영화라는 또 하나의 축을 세운다.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는 오는 9월 4일과 5일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영화를 이어 보는 밤샘 상영 프로그램 ‘녹턴 스페셜(Nocturne Special)’을 올해 처음 운영한다. ‘원 썸머 나잇’이 오랫동안 영화제를 대표하는 야간 공연으로 자리 잡고, 과거 ‘쿨나이트’ 역시 심야 공연과 디제잉을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프로그램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밤 시간대에 본격적인 영화 상영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올해도 ‘원 썸머 나잇 위드 케이팝 시즌2’가 9월 4·5일 열리는 만큼 공연을 줄인 것이 아니라, 같은 밤 영화 선택지를 넓힌 형태다. 영화제 측은 ‘녹턴 스페셜’에서 음악영화를 비롯해 장르·컬트영화 등 모두 27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관객이 자정을 넘겨 여러 편의 영화를 연이어 감상하다 새벽을 맞도록 설계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이름에도 음악영화제의 성격을 담았다. 밤을 단순히 ‘올나잇’이나 ‘미드나잇’으로 구분하는 대신 음악의 셈여림말인 ‘포르테시모(Fortissimo)’와 ‘피아니시모(Pianissimo)’를
한 채의 전통한옥이 세 달 동안 세 가지 현대예술의 공간으로 바뀐다. 목재와 금속을 다루는 공예작품부터 버려진 청바지를 재구성한 업사이클 작품, 예술과 가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퍼니처 아트까지 서로 다른 작업이 남산골한옥마을의 옛 가옥 안에서 차례로 펼쳐진다. 서울시는 ‘2026 남산골 아트 프로젝트 <겹, Layer-層>’에 참여할 신진예술가로 SOOSOON 수순(手恂), 조민열, 스튜디오 이스트×이스트 등 3팀을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5월 26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공개모집의 경쟁률은 약 38대 1이었다. 서류와 발표심사를 거쳐 선정된 세 팀은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남산골한옥마을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을 한 차례씩 맡아 각자의 작업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작품을 놓는 장소다. 별도의 전시관이 아니라 마루와 기둥, 창호, 마당을 그대로 지닌 전통한옥을 전시장으로 삼는다. 같은 공간이라도 어떤 재료와 작품이 놓이느냐에 따라 한옥의 인상도 달라진다. 서울시가 올해 주제를 ‘겹, Layer-層’으로 정한 것도 작가와 작품, 재료, 시간이 하나의 공간에 차례로 쌓이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첫 번째 주자는 5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음악 학습 과정에서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합리적인 보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오는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생성형 AI 시대의 지속가능한 음악산업을 위한 창작자 보호와 합리적 보상 체계’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AI가 음악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물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됐는지 공개하는 방안과 창작자의 동의·보상 기준 등이 논의된다. AI를 활용해 만든 음악에서 인간의 창작 기여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생성형 AI 기술 발전과 기존 저작권 제도 사이에서 발생하는 제도적 공백을 살펴보고 입법 과제를 모색한다는 취지다. 토론에 앞서 이시하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음악 제작 과정을 시연한다. AI가 작곡과 편곡 등에 활용될 때 인간의 선택과 개입을 어느 범위까지 창작행위로 인정할 것인지 관련 쟁점도 제시할 예정이다. 박준우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 학습데이터 이용에 따른 창작자 보상 체계를 주제로 발표한다. 종합토론은 김재원 의원이 좌장을 맡는다. 박성일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연구소(소장 김희태)는 5일 수원남자단기청소년쉼터와 함께 수원향교 및 유림회관 일원에서 진행한 ‘2026 향교스캔들’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이 주최하고 (사)한국국가유산지킴이연합회(회장 최호운)와 연구소가 주관하며, 국가유산지킴이 경기인천권거점센터(센터장 신영주)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지킴이 활동 지원 국고보조사업’에 선정된 ‘사회복지 이용자 맞춤형 국가유산지킴이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호운 회장과 조인희 수원특례시의회 의원을 비롯해 쉼터 청소년과 쉼터 종사자, 연구소 관계자 등 총 23명이 참석했다. 참여자들은 전통 유생복을 입고 ▲사부님과의 만남 ‘조선 유생, 문자도를 그리다’(우용곡 작가, 『만화로 배우는 조선왕실의 신화』 저자) ▲역사 골든벨 퀴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어 조선시대 향교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설명을 듣고, 향교 곳곳을 직접 둘러보며 모니터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청소년 복지 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쉼터 직원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국회의원(염태영) 표창
가죽과 직물을 접목해 전통 생활용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손희섭 작가의 공예작품전이 경남 진주에서 열리고 있다. 손희섭 작가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진주시 루시다 갤러리 1관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 가죽과 직물의 재해석’을 주제로 작품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고비와 복주머니, 갓, 손가방을 비롯해 석류와 말, 나비 등을 형상화한 작품이 소개된다. 붉고 길쭉한 가죽을 활용해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고비는 종이를 오려 벽에 붙이거나 상자·주머니 모양으로 만들어 편지 등을 꽂아두던 옛 생활용품이다. 손 작가는 이 같은 전통 공예품의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의 시각과 조형 언어로 새롭게 풀어냈다. 직물 위에 가죽을 덧대거나 가죽에 직물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재료의 질감과 특성을 살렸다. 옛것의 의미와 현대적 감각을 한 작품 안에 담아 제3의 공예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의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 생활문화에서 창작의 바탕을 찾되, 새로운 재료 구성과 표현 방식을 통해 현재의 공예로 확장했다. 손 작가는 전시 초대의 글에서 “익
서예와 문인화의 깊은 경지를 보여주는 이병채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묵의 향기 붓 끝에 담다’가 오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해남문화예술회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병채 작가는 30여 년 동안 서예가의 길을 걸어온 중견 작가다. 스승인 백련 윤재혁 선생의 붓질을 따라 배우며 30여 년간 붓의 강약과 묵의 절제를 익혔다. 백련 선생은 기운생동한 필력과 자유로운 창의성을 곁들인 행초서에 뛰어난 인물로, 이 작가 역시 획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먹의 흐름이 맑은 서예를 구축해왔다. 스승의 가르침 아래 자신만의 기상과 품격이 담긴 서체를 구축해 나가던 이 작가는 '서체 밖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영역을 넓혔다. 평생학습관에서 초강 정인순 선생으로부터 문인화를 배우며 서예의 틀을 넘어선 자유로운 붓질을 시작한 것이다. 탄탄한 서예 공력을 바탕으로 한 그의 문인화는 금세 결실을 맺었다. 문인화를 접한 지 5년 만인 2023년, 제12회 대한민국 목민심서 서예공모대전에서 문인화 부문 최고상인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출품작을 현장에서 심사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시 그려내야 하는 엄격한 현장 심사 속에서도 실력을 입증해 낸 것이다. 이 외에도 같은
가죽작가협회가 오는 7월 29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은에서 제4회 정기전시회 ‘가죽으로 뭉치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가죽을 재료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들의 창작물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작품 판매를 통해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는 가죽 작가 50명이 참여한다. 작가들은 가죽의 질감과 색감, 형태적 특성을 활용한 공예 작품과 생활소품, 조형작품 등을 선보이며 각자의 개성과 작품 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가죽 공예의 전통적인 제작 방식뿐 아니라 현대적인 디자인과 표현을 접목한 작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다양한 가죽 작품을 살펴보며 작가들과 제작 과정과 작품에 담긴 의미를 직접 나눌 수 있다. 가죽작가협회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가죽 공예의 다양성과 작품성을 알리고, 작가와 관람객이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봉건 갤러리은 대표는 “가죽 공예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작품에 담긴 작가들의 개성과 장인정신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한국 가죽 공예의 매력을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은은 서울 인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부산갤러리가 사진 역사 200년을 기념하여 실험사진가 박남사의 개인전 ⟪0.1s 장치교란 – 부산순회전⟫을 8월 8일(토)부터 8월 29일(토)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른바 사진 문법이 무시된 특이한 사진, 즉 실험적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전시된 실험적 사진이 나온 배경 혹은 촬영 동기는 미학 전공 교수인 박남사 사진 작가가 인간은 AI, 알고리즘 등 장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거나 저항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고과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남사 작가가 장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기 위해 시도한 답은 상상(想像) 이상이다. 답을 찾기 위해 휴대폰을 투척한다. 박남사 작가는 2018년부터 길거리, 학교, 기차역, 카페, 도서관 등 일상 공간에서 휴대폰을 공중으로 던지는 파격적인 실험을 계속해 왔다. 공중에 던져진 휴대폰은 1초 동안 10장의 사진을 연속 촬영한다. 박 작가는 이를 통해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이미지를 장치가 배출하도록 했다. 휴대폰을 공중으로 던져 0.1초 동안에 촬영된 사진은 마치 우주 사진 혹은 지구가 회전하는 궤적의 행성 사진처럼 보이기도 하다. 박 작가는 “지난 8년간 1천5백 번의 투척과 1